글또바기, 첫 이야기 ‘글또바기’ 출간
글또바기, 첫 이야기 ‘글또바기’ 출간
  • 노정희 기자
  • 승인 2022.11.02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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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한결같이 그렇게, 글또바기
5년 만에 첫 이야기 출간
특별하지 않은, 그러나 특별한 글또바기
글또바가(북랜드 2022)
글또바기(북랜드 2022)

‘글또바기(북랜드)’ 첫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2017년 12월 28일 결성 이후 5년 만에 첫 이야기를 묶었다.

출판기념식. 노정희 기자
출판기념식. 노정희 기자

우리 글은 특별하지 않다. 거창하지도 않다. 한 달에 한 번, 좋은 사람끼리 만나서 살아가는 이야기 나누었고, 각자의 글을 합평했다. 그리고 2022년 10월 31일, 조촐한 출판기념식을 가졌다. 

성장환 회장의 인사와 노정희 고문의 축사, 이장희 선생의 출판경과와 연혁 보고, 류승화 선생과 김숙현 선생의 수필 낭독, 이대전 선생의 웅변, 전미연 선생의 축가 등 이아세 사무국장의 사회로 행사가 진행되었다.   

출판기념식. 노정희 기자
출판기념식. 노정희 기자

우리 만남은 소중했고 즐거웠다. 미나리 번개, 상주곶감공원과 생태박물관 견학, 해인사 소리길 탐방, 월포해수욕장 나들이 등은 서로를 더 돈독하게 엮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글을 한 편씩 써내는 것도 중요했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노정희 기자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노정희 기자

실상 수필가라는 명찰만 달고는 글쓰기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각자 자신에게 채찍을 휘두르고 또 서로를 격려하며 5년을 달려왔다. 우리는 수필창작론을 읽고, 평론가를 초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우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필의 물결에 배를 띄었으면 노를 저어야 하는 게 도리이다. 노를 빨리 젓든, 어디에 닻을 내리든, 그것은 각자 마음에 달렸다. 숙지해야 할 것은 결코 뱃길이 잔잔하게만 펼쳐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비바람 몰아치는 망망대해에 일엽편주가 되어 출렁이는 여정을 거쳐야 할지도 모른다. 그 과정이 삶이고, 그 낱낱의 기록이 나의 자서自敍이고 수필이다.

2020년 12월 합천해인사 소리길. 노정희 기자
2020년 12월 합천해인사 소리길. 노정희 기자

일일이 거론하지 않아도 우리는 알고 있다. 글 잘 쓰는 문인보다는 돈독한 정을 나누는 사람다운 문우였다는 것을. 서로 손 잡아 주고, 등 밀어주며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우리 글은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 개개인의 삶은 특별하다. 그 ‘특별하지 않은 특별함’이 글로 승화되어 수필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하였다. 비록 미흡하고 부족한 부분이 많은 글이지만 진정한 마음을 담았다-머리말 중에서

2019년 12월 상주생태박물관. 노정희 기자
2019년 12월 상주생태박물관. 노정희 기자

*작가의 말

김숙현

글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넓은 바다에 길을 만드는 작업일지도 모릅니다. 폭풍우가 있는 날은 온몸으로 용을 쓰며 비바람을 뚫어야 합니다. 봄 햇살 따스한 날은 꽃무늬 원피스 예쁘게 입고 갈매기 소리 벗하며 밝은 마음으로 바다를 가릅니다. 그러나 돌아서 보면 지나온 길은 흔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나는 바다를 가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내 글은 바다 위를 걸으며 주워듣고 온몸으로 느낀 이야기,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노정희

마음이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어디에 하소연하며, 어디에서 위안받을까요.아무도 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해 줄 수 없습니다. 나 역시 타인의 마음을 온전히 헤아려줄 수 없습니다.

글쓰기를 만난 것은 좋은 친구를 얻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세상을 재해석하며 다시금 긍정적인 안목을 가지게 되었지요. 비로소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너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너와 나를 이어주는 소통의 지름길, 바로 수필 쓰기였습니다.

회원 집 방문. 노정희 기자
회원 집 방문. 노정희 기자

류승화

엉켜져 있던 생각들이 정리되고, 그것이 한편의 글로 이어질 때 쾌감을 느꼈습니다. 덜컥 작가의 길로 들어서 묵묵히 가는 길은 쉽지만 않았습니다.문학의 전문성의 부족함을 알기에 힘겨워할 때 함께 가는 글동무가 생겨 용기를 다시 낼 수 있었습니다.

무늬만 작가에서 진짜 작가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정진해 보려 합니다.

성장환

하루를 정리하는 일기 쓰듯 쓰려고 했다. 나 자신을 편안하게 나타내는 글을 쓰려고 했다. 테니스나 골프 같은 운동을 잘하기 위해선 적절한 힘 조절이 필요하다. 특히 힘 빼기가 중요하다. 글을 쓰는 동안 힘을 빼기 위해 노력했으나 여전히 글쓰기의 중압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내 마음을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풀어갈 수 있는 좋을 글을 쓰고 싶다.

2020년 6월, 합평 마치고 한 컷, 상화고택. 노정희 기자
2020년 6월, 합평 마치고 한 컷, 상화고택. 노정희 기자

이대전

시골 깡촌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살아오면서 주위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자랐다. 내 글의 주제는 가족애와 보은이다. 공을 입은 분들께 속히 갚아 드리고 싶은데 한분 두분 돌아가시고 있으니 마음만 조급할 뿐이다. 드러내기 어려운 가족사를 풀어 놓는데도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수필은 자기 고백이다. 나만의 비밀을 쏟아 놓고 나니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문학적 치유라는 말이 그래서 생긴 모양이다.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글을 아름답게 쓰는 재주는 가지지 못했다. 그저 내 글이 툭사리 같더라도 독자에게 공감이 가고 마음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데워줄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이아세

글을 쓴다는 것은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를 깨닫게 하는 작업입니다. 앞을 보고 가지만 지나온 시간을 통해 배워 가고 있습니다. 더디지만 차근차근 나이만 먹는 것이 아니라 어른다운 어른이 되기 위해 오늘도 배웁니다.

2021년 11월 월포해수욕장. 노정희 기자
2021년 11월 월포해수욕장. 노정희 기자

이장희

“통하지 않으면 병이 생기고, 소통이 되지 않으면 고통이 온다.” 소통의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사춘기 소년의 설렘과 두려움으로. 하지만, 글쓰기가 생각만큼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몇 줄 쓰지도 못하고 펜을 놓기도 했습니다. 글을 쓰고 지우는 고통의 까만 밤을 수없이 홀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글은 말과 함께 소통의 연결 창구입니다. 행복한 소통의 글쓰기를 위해 오늘도 글을 쓰고, 또 지우겠습니다.

전미연

수필은 삶에 대한 성찰이며, 삶이 곧 수필이다. 이런 점에서 나는 수필을 좋아한다. 시나 소설은 허구로도 가능하지만, 수필은 진정성을 요구한다. 나의 수필은 형식을 많이 벗어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구보다 진솔하게 썼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틀에 얽매이지 않고 계속 쓸 것이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내면을 갈고 닦기 위한 도구로서 나의 수필은 존재할 것이다.

2020년 8월 코로나수기공모전 대상(이아세), 장려상(김숙현, 전미연, 이장희).
2020년 8월 코로나수기공모전 대상(이아세), 장려상(김숙현, 전미연, 이장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