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친일청산에 몰두할 땐가?
지금이 친일청산에 몰두할 땐가?
  • 정재용 기자
  • 승인 2019.03.29 14:1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어 국론을 통일하고 온국민이 뜻을 모아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여, 한 목소리로 북한을 설득시키는데 정부는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만약 대통령의 ‘빨갱이 발언’을 신호탄으로 알고 계속 ‘내편 아닌 사람은 친일’ 몰이에 열중한다면 국민은 그 의도를 달리 해석할 것이다.

비록 미세먼지로 뒤덮인 산하지만 봄기운은 완연하다. 매화, 수선화, 제비꽃 따라 개나리, 진달래가 피고 벚꽃도 만개했다. 이렇듯이 자연은 제철을 잊지 않고 찾아오건만 우리나라의 국내외 정세는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지난 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두 번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한반도의 평화는 또다시 중요한 기로에 서게 됐다.

 

북한은 국민들에게 자력갱생’, ‘핵보유국 지위 획득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최선희의 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 고려'라고 유엔을 협박하며,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도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비핵화 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비로소 이해했다"고 말했다. 일본은 하노이회담 이전에 이미좀처럼 진전되기 어렵다는 점을 미국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이 주변국이 모두 북한 비핵화 문제를 주시하고 있는 마당에 정작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걱정해야할 우리정부는 친일청산 문제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물론 기미독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아직도 미진한 일본잔재를 청산하고자 한다는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국가안위가 우선이고 민생이 먼저다. 지금은 친일 행적 있는 사람이 지은 교가를 찾아내 바꾸고, 일본제품에 전범기업딱지를 붙이고 할 때가 아니다. 오히려 미국, 일본과 유대를 강화하고 중국, 러시아와 소통을 원활히 하여 하루 속히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데 국력을 모아야 할 때다.

 

초미의 북핵 문제를 두고 해묵은 친일행적을 뒤져 편 가르기를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책을 보더라도 우선 눈썹에 붙은 불부터 끄고 볼 일이다.

 

하노이 정상회담을 유치했던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2017년 한국은행 통계에 의하면 6.81%로 세계 20위를 달리고 있다. 이때 우리나라는 3.1%98위다. 베트남의 주요교역국인 중국, 미국, 일본, 한국 모두 한 때 정치적 군사적으로 그들의 적대국이 아니었던가.

 

북한 역시 유엔제재로 ‘1분이 급한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근무인원을 지난 22일 전격 철수시켰다가 25일부터 점차 복귀시키는 중에 있는 것도 한국을 지렛대삼아 미국을 움직여보고자 하는 제스처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런 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어 국론을 통일하고 온국민이 뜻을 모아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여, 한 목소리로 북한을 설득시키는데 정부는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만약 대통령의 빨갱이 발언을 신호탄으로 알고 계속 내편 아닌 사람은 친일몰이에 열중한다면 국민은 그 의도를 달리 해석할 것이다. 내년 총선까지 갈 것도 없다. 트럼프보다 현명했으면 했지 덜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