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 북부노인복지관에 범(虎) 내려온다
달성군 북부노인복지관에 범(虎) 내려온다
  • 우남희 기자
  • 승인 2022.02.13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판기념회 및 발표회로 임인년 새해를 연다

양력으로든 음력으로든 완전한 임인년 호랑이해가 밝았다.

지난 2월 10일 달성군 북부노인복지관에서는 판소리와 힙합의 만남으로 수궁가를 재해석한 ‘범(虎) 내려온다’는 타이틀로 2022년 신년 행사를 개최했다.

1층 로비에는 그동안 배운 그림, 서예, 캘리그라피, 자서전 쓰기 –기억을 만나다-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었으며, 코로나로 반별발표회는 참여어르신만 참석하는 것으로 제한하였으며 각 반마다 짧게는 10분, 길어야 15분 이내의 발표였다.

화양연화 봉사단의 축하공연, 독거노인 마음잇기 유공자 표창, 자서전출판기념식, 퓨전가요 장구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달성군북부노인복지관 작품 전시회    우남희 기자
달성군 북부노인복지관 작품 전시회 우남희 기자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끈 것이 5명의 자서전 출판기념회였다. 자서전이라 함은 자신의 생애와 살아온 내력을 적는 글이다. 작가들이 작품집 한 권을 내는데도 수년이 걸리는데 발간된 자서전은 8개월 만에 이룬 결과물이다. 작가도 아니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라고는 하나 올올이 풀어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얼마나 열심히 썼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김홍수 관장님(왼쪽)과 8개월만에 자서전을 쓴 주인공들, 그리고 예재호 지도 강사       우남희 기자
김홍수 관장님, 자서전을 쓴 작가들, 예재호 지도강사. 우남희 기자

예재호 지도강사는

버나드 쇼의 ‘우물쭈물하다가 이럴 줄 알았다’는 묘비명과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괴테의 명언,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솔로몬의 명언을 예로 들며 자신을 찾는 과정으로 자신의 역사를 쓰는 과정이 자서전이며 동시에 유언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그 취지를 밝혔다. 7~80년을 살아온 삶을 다 기록할 수는 없는 일이라 크게 세 개의 주제를 정해 얼개를 짜도록 지도했는데

김영님의 자서전 『별 셋을 그리워하며』에서 별 셋은 아버지, 어머니, 새어머니를 말하는 것으로 어린 시절의 향기와 성숙, 불혹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삶, 다시 얻은 생명에 대한 애착으로 구성되었고

문군식님의 『늘 감사하는 마음』은 부끄럽지 않는 사회 초년생의 삶, 중년의 느낌과 여러 가족사, 학교 최고경영자로서의 사명과 애환을,

박동규님의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는 어린 시절의 꿈으로 소년기와 청년기를, 인생 반세기의 교직생활 애환, 교육논단으로 사회를 교화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고,

한의웅님의 『꿈같은 삶의 흔적』은 월남 전쟁에 참여하여 고군분투한 시기, 군의 중요요직을 담당하며 국방에 헌신한 이야기, 10여개의 봉사단체에 가입하여 봉사한 이야기로,

권금홍 님의 『이제 금방 피어난 꽃』은 시골 여선생의 어려움, 시집살이의 어려움과 추억, 학교 최고 경영자의 애환이 담겨 있다.

1층 로비에 소개한 권금홍님의 "이제 금방 피어난 꽃"    우남희 기자
1층 로비에 소개한 권금홍님의 "이제 금방 피어난 꽃" 우남희 기자

문군식님은 “두고두고 남을 책이라 자랑 위주로 쓰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말씀처럼 나의 역사이기에 감추고 싶은 것까지 적는 용기를 냈습니다. 나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정리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싶었고 남은 인생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았습니다, 글 쓰는 솜씨가 없었는데 자서전을 씀으로 인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습니다. 살아온 날을 차근차근 더듬으니 주변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지 않아 들었는데 특히 그동안 언니와 소통이 덜 되었습니다. 책을 주면서 마음을 터놓을 수 있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고 했다.

박동규님은 “아내가 아팠습니다. 그걸 드러내고 싶지 않아 했는데 자서전에 평생 저를 뒷바라지한 아내의 이야기를 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동의를 먼저 구했는데 어렵게 동의해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古讀會(고전을 읽는 독서회)를 만들어 책과 더 가까이 지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

한의웅님은 “2개월 정도 이론을 배우며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 가닥을 잡았고, 시간 날 때마다 글을 썼지만 선생님의 첨삭 지도가 많았습니다. 군생활로 평생을 보냈는데 이 글을 쓰며 인생을 올바르게 잘 살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복지관을 다니면서 봉사를 통해 제 2의 인생을 알차고 보람 있게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김홍수 관장님은 “복지로, 문화로, 고품격 노후 실현의 장인 달성군 북부노인복지관이 전국 복지관에서 유일하게 자서전을 쓰고 있는데 저희 복지관의 특화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작년에 4권, 지난해 5권, 올해 또 5권이 출간되었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이 어렵지만 예재호 강사님과 끝까지 해낸 분들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이 많아 올해도 지속적으로 이 사업을 진행해 나갈 생각입니다”라고 했다.

달성군 북부노인복지관 김홍수관장님     우남희기자
달성군 북부노인복지관 김홍수관장님 우남희기자

인생은 60부터라고 한다. 젊은이들 못지않게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코로나가 빨리 사라져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작가로서의 첫 출발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