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마음 놓길!!
당신은 마음 놓길!!
  • 우남희 기자
  • 승인 2021.12.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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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 다시 꽃 피시길!!

달성군 화원읍에서 가장 큰 동네는 천내리다. 천내천 안쪽에 형성된 마을이라는 뜻의 천내리는 17리까지 있다. 그 중에서도 천내 1. 2리가 화원읍의 중심가로 행정복지센터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초등학교, 그리고 전통시장이 자리잡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엎어지면 코 닿는 곳에 새롭게 조성된 골목이 있는데 그 길이 일명 '마음 놓길', '안심 길'이다.  

예전에 골목은 아이들의 놀이터였고 어른들에겐 쉼터로 이웃과 정이 오가던 곳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골목도 많이 바뀌었다. 두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길은 주변 환경이 어둡고 열악한데다 쓰레기가 있어도 밟고 다녔지 치울 생각을 하지 않아 지저분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고 인근에 시장이 있고 학교가 있어도 둘러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화원, 다시 꽃 피시길           우남희 기자
화원, 다시 꽃 피시길 우남희 기자

이런 골목이 낮에는 물론이고 밤에도 걷고 싶은 길로 바뀌었다. 도시재생사업으로 밤마다 환하게 꽃이 피고 안심하게 걸을 수 있는 ‘마음 놓길’, '안심 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도시재생사업은 인구감소, 주거환경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물리적·사회적으로 재활성화 시키는 사업이다. 천내 1, 2리는 다른 곳에 비해 아파트가 없어 인구유입이 적을 뿐 아니라 대구교도소로 인해 도시의 활력을 잃은 지역이었는데 2019년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하는 사업에 “1,000년의 화원, 다시 꽃피다”로 선정되면서 도심지역의 활력을 도모하게 되었다. 우선사업으로 주민들이 이 골목을 편안하게 다닐 수 있도록 범죄예방설계기법을 지칭하는 CPTED형 꽃말 골목길 조성사업을 하게 된 것이다.

주민들과 함께 골목을 청소하고 담벼락의 지저분한 것들을 긁어내고 페인트를 칠한 뒤 꽃동산이라는 화원의 이름에 걸맞게 꽃으로 꾸몄다.

'마음 놓길'을 만들기 위해 골목을 청소하는 주민들     -천내리 도시재생센터 제공-
'마음 놓길'을 만들기 위해 골목을 청소하는 주민들 -천내리 도시재생센터 제공-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백만 송이 장미’,  ‘일편단심 민들레야’,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의 꽃과 관련된 아름다운 노래가사의 일부와 히아신스의 겸손한 사랑, 작약의 수줍음, 백양꽃의 진한 미소, 동백의 그 누구보다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프리지아의 순결 및 천진난만 등, 30여 종류 이상의 꽃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꽃말을 알아가는 재미를 쏠쏠하게 느낄 수 있는 골목으로 바뀌었다.

'안심 길'로 변한 비슬로 516길  우남희 기자
'마음 놓길'로 변한 비슬로 516길 우남희 기자

주민 서혜경(63)님은 “골목이 깨끗해지니까 신경이 쓰입니다. 왜냐하면 깨끗하면 할수록 더 깨끗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일이 없어도 일부러 골목에 나와 휴지가 있는지 살펴보게 되더군요. 골목을 변화시키는데 한 몫을 했다는 사실이 얼마나 뿌듯한지 모릅니다’ 고 했고,

이계선(60)님은 “우리 동네가 아름답게 발전해 가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그전엔 가로등이 있었지만 어두컴컴하고 희미해 무서웠고 2층 거실에서 이 골목을 내려다보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틈만 나면 골목을 내려다보게 됩니다”고 했다.

학생들도 수업을 마치고 이 골목으로 귀가하니 그야말로 ‘마음 놓길’, ‘안심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