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코로나 블루 백신]반려곤충 사육
[텃밭, 코로나 블루 백신]반려곤충 사육
  • 시니어每日
  • 승인 2021.05.1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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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달래기 좋은 반려곤충
활동 줄어든 어르신들 새 취미

 

자신이 기르고 있는 곤충의 애벌레를 보여주고 있는 박근식 대표.

 

우리나라는 농업진흥청에서 2016년 농산업 新가치 창조와 지속성장 견인을 목표로 한 Top5 융.복합 프로젝트의 하나로 곤충이용 식품 및 의약소재 개발을 선정하였는데 발 빠른 대처를 했다.

근래 곤충이 각광 받는 이유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해 보면, 첫째, 미래 식량 위기 때문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17년 기후변화 보고서에서 2050년이면 세계 인구가 약 97억 명 수준으로 늘어나리라 추정했다. 식량도 지금보다 1.7배 더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금도 지구상 약 20억 명이 기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인구증가에 따른 식량 생산에 필요한 토지의 감소,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등으로 필요한 식량 생산은 오히려 줄어들어 식량의 절대 부족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곤충다. 인간이 곤충으로부터 얻는 대표 영양소는 단백질이다. 곤충 종에 따라 다소간 차이는 있지만, 평균 40%에서 많게는 70%까지 양질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소, 돼지고기의 단백질과 비교해도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또 좋은 지방으로 알려진 불포화지방산이 지방 중 70%를 차지한다. 이외에도 주 영양원은 아니지만, 인체의 영양밸런스에 꼭 필요한 미네랄도 풍부하다.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식탁에 곤충 요리가 올라오고 있지만, 특이한 외형과 냄새, 식감으로 그렇게 환영받고 있지 못하지만, 조만간 이의 개선이 이루어지면 우리네 식탁에서도 보게 될 날이 오래 걸리지 않을 듯하다.

둘째, 단백질 대체원인 곤충을 사육함으로써 얻게 되는 혜택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기존 단백질 공급원인 축산 부문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반해 곤충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축산업보다 75% 적다. 또한, 1kg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 소는 10kg의 사료를 먹어야 하지만 곤충은 1.7kg의 사료만 먹어도 똑같은 양의 단백질을 만들어 낸다. 같은 원리로 온실가스 배출 측면에서 소와 곤충은 2850:1이며, 물 사용량은 1500:1이다. 전 세계 경작지의 33%는 가축 사료용 작물 생산이 목적이다. 해마다 브라질 아마존과 같은 산림이 경작지로 바뀌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식용 및 사료로 사용되는 곤충은 인간과 먹이 경쟁을 하지 않고, 또한 인간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로 활용해 다시 인간이나 동물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고 있다. 동애등에는 다양한 먹이를 먹을 수 있는 특성상 음식물 쓰레기는 물론 각종 유기물을 사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백질은 식자재나 사료로 쓰이고 있다. 또, 곤충의 배설물을 활용해 농업용 거름과 지방산 기름도 만들어진다. 이는 친환경 순환농업의 고리가 형성된다는 점이다.

셋째. 곤충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약리적 효과와 기능성이 무궁 무진 하다는 점이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소똥구리 유충으로부터 강력한 항생물질‘코프리신’을 찾아냈고 이는 염증성 장 질환에 치유에 큰 효과가 있고, 굼벵이로 알려진 흰 점박이 꽃무지에는 ‘인돌알칼로이드’라는 물질이 다량 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것은 혈전을 녹이는 기능이 탁월하여 혈전 치유와 혈액 순환개선에 효과가 입증되었고, 2019년에는 강남 세브란스병원과 암수술환자 대상으로 갈색거저리 임상 결과가 나왔는데 갈색거저리를 식사와 함께 10g씩 복용한 환자는 면역력이 16.9% 증대됐다. 앞에 언급된 내용들은 곤충이 지니고있는 수많은 약리적 효과, 기능성 중 일부에 불과 할 정도로 앞으로 밝혀내야할 분야가 그야 말로 무궁무진 하다는 점이다.

넷째. 반려 곤충으로서의 유용함이다.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노령화,인간의 정서적인 외로움,

우울감 등을 치유하는데 곤충이 유용하다는 점이다. 농촌진흥청과 경북대병원 연구진은 공동으로 대구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두 달 동안 귀뚜라미 키우기 연구를 하였는데 참여그룹(곤충 돌보기 집단)과 대조그룹(곤충을 돌보지 않은 집단)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한 결과, 귀뚜라미를 돌본 그룹에서 노인성 우울척도(GDS) 지수가 3.9점에서 3.1점으로 낮아졌고, 인지기능지수는 26.7점에서 28.1점으로 증가했다. 특히 정신적 영역에서 삶의 질 지수는 73.4점에서 78.3점으로 크게 상승했다. 반면 곤충을 키우지 않은 집단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곤충 사육에 따른 장점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곤충에 관한 지원과 연구가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의 곤충 산업 현황을 살펴보면, 2016년을 기점으로 기존의 3종(누에번데기, 백강잠, 메뚜기)에서 새로운 4종(갈색거저리, 흰점박이꽃무지, 장수풍뎅이, 쌍별귀뚜라미)의 곤충이 식용곤충으로 등록되었고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서 곤충 사육농가가 2016년 1,261 농가에서 2018년 말 2,318 농가로 2년 동안 69.4%가 늘어났으며, 2018년 말 농림축산식품부의 한 조사에 따르면 축산을 원하는 귀농·귀촌 인구의 22.2%가 곤충 사육을 하고 싶다고 했다. 정부는 작년 7월 갈색거저리·장수풍뎅이·흰점박이꽃무지 등 곤충 14종을 축산법에 따른 가축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농업 범주에 속했지만, 가축에는 포함되지 않아 제도적으로 혜택을 받는데 제약이 따랐던 곤충사육 농가는 취득세·지방교육세 50% 감면, 농어촌특별세 비과세 등 각종 지원을 받는다. 또한, 산지에 곤충사육시설을 설치할 경우 부지면적 3천㎡미만에서 3만㎡미만 범위로 확대되어 산지 전용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이 같은 움직임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곤충산업이 자리 잡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선도적인 지위를 유지해나가기 위해서는 첫째로 여전히 곤충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과 낮은 이해도를 개선해나가도록 지속적인 홍보 및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둘째로 곤충 사육에 가장 중요한 먹이원을 통일시켜 이를 정부가 공급하고, 생산물에 대한 품질기준을 마련하여 수매가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곤충 농가들은 생산에 전념하여 좋은 품질의 상품을 만들어 낼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곤충 사육농가의 시설 현대화를 통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곤충 사육 농가들도 기존의 관행사육에서 벗어나 위생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활동폭이 좁아진 도시민들에게 베란다에서 곤충을 기른다는 것은 새로운 여가가 될 것이다. 특히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자연학습의 좋은 장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청도곤충나라에서는 곤충 체험학습을 개설해서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

곤충산업은 그야말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보물의 창고라 볼 수 있다. 철저한 공부와 준비를 한다면 그야말로 노다지를 캐는 황금 광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병채 기자 hakmb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