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새해엔 이랬으면-50대 박기성 씨
[신년기획] 새해엔 이랬으면-50대 박기성 씨
  • 시니어每日
  • 승인 2021.01.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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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도 소위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의 나이에 돌입했다. 숫자가 주는 중압감 때문일까? 책임과 의무라는 두 단어에 어깨가 더 무거워지는 듯하다. 나는 고등학생, 중학생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중소도시의 평범한 월급쟁이 가장이다.

정년이 보장된 직장은 내가 운이 있는 사람으로 깨닫게 했다. 왜냐하면 코로나 사태에 하나 둘 무너져 가는 자영업 친구들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내 삶을 돌아볼 여유를 갖지 못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2020년은 나같은 평범한 사람에게조차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기쁨보다 고통과 좌절을 더 많이 안긴 세상을 보면서 내 삶의 태도에도 변화를 가져야겠다는 각오랄까 결심이 생긴 것이다. 지난 한 해는 그냥 일상으로 당연히 얻어지는 것으로 생각했던 평범한 내 삶도 대가가 있어야 함을 알게 했다. 이를테면 자고 일어나서 출근하고 저녁이면 모두 무탈하게 돌아와 식탁에 함께 하는 삶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운임을, 그런 평범한 삶도 지속되려면 욕망과 욕심을 절제하고 노력과 희생이 필요함을 2020년을 보내면서 내가 배운 것들이다.

금년에는 코로나가 종식되고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궁극적인 소망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건강을 지키는 데 최우선으로 관심을 가질 것, 가족들과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것, 양가 부모님들께 정기적으로 안부 인사드릴 것, 직장동료들과도 좀 더 친밀하게 지낼 것 등이다. 생각해 보니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런데 왜 그동안 잊고 살았을까.

아이들이 좀 더 공부를 잘 해주었으면, 더 넓은 집에 대한 미련, 승진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이런 세속적인 굴레가 나를 지배하고 있었기에 정말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았음을 2020년을 보내면서 깨달았다.

2021년, 나의 50대가 시작되는 올해부터는 의미있고 보람된 시간으로 채워가리라 스스로에게 다짐해본다.

박기성(50·경북 안동시 옥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