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매일이 본 2020년-여행레저
시니어매일이 본 2020년-여행레저
  • 김동영 기자
  • 승인 2020.12.14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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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멈추었다. 공항도 폐쇄되었다. 버스도 멈췄다. 하늘은 언제나처럼 그대로인데, 오늘 2020년의 하늘은 흙잿빛 색으로만 내내 비춰져왔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살짝이라도 벗어나 새로움을 맛보고 싶다. 색다른 경치도 접하고 싶다. 힐링도 하고프다. 지친 일상을 재충전하고 싶다. 때론 맛난 음식도 접하고 싶다. 계절의 변화도 체감하고 싶다. 꽃놀이, 뱃놀이도 가고프다. 그런데, 아뿔싸! 난데없이 코로나가 뒤덮었다. 우리네 삶의 희망사항은 송두리채 나뒹굴었다. 잿빛, 흙빛, 암울함이 일상이 되었다.

지난 1월 중순 경, 난데없이 들어닥친 코로나의 광풍은 올 한해 우리 모두를 꼼짝없이, 집콕! 방콕! 혼콕!으로 내몰았다. 콕!콕!콕! 코로나가 찌르고 쑤셔댄 우리네의 일상은 아닌 밤중의 홍두깨마냥 안팎으로 피폐하게 무너져 갔다. 봄날의 꽃놀이도, 여름날 시원한 물놀이도, 가을날 만산홍엽의 즐거움도 앗아갔다. 그리곤, 이윽고 찬바람 부는 12월의 달력 한 장 남은 겨울에 쓱 다달았다. 그렇게 스산하게 우리의 일상은 "비대면, 사회적 거리, 마스크, 서로 떨어지기"가 당연시 되어갔다. 여행은 언감생심! 공포로 바뀌어 버렸다.

◆SINK or SWIM

지난 8월 미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은 코로나가 휩쓴 올해, 관광 산업의 현주소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문구를 게재했다. 즉 'SINK, 물에 빠져서 그대로 죽든지, 아니면 SWIM, 혼신의 힘을 다해서 빠져 나오든지'. 오늘의 관광 여행 관련 업종의 몰락을 적시하면서 던지는 화두였다. 항공사는 천문학적인 적자에 허덕이고, 호텔 리조트는 텅텅 비는 시설들을 하염없이 바라만 봐야 하고, 그 매개체 역할을 하는 여행업종은 갈기갈기 찢겨져서 말 그대로 좀비업으로 전락했다. 그 속에서 우리의 여행에 대한 꿈도 한참 미뤄졌다. 메이저 항공사(FSC), 저비용 항공사(LCC) 너나 할것없이 합종연횡에 직면하고 있다. 국내 최대 여행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98% 이상 줄었다. 막대한 시설을 기반으로 하는 호텔, 리조트 업종 역시 속절없는 허덕임 속에 직면하고 있다. 유원 시설업, 오락, 엔터테인먼트 업종 역시 거듭되는 코로나의 엄습 속에 음산한 삭풍에 던져져 있다. 여행이 일상이던 우리들 시절은 어느덧 일장춘몽이 되고 말았다.

 

◆앞으로 새롭게 맞이할 관광 여행시장의 변화

코로나가 휩쓸고 지나간 여행 관광 시장은 엄중한 변화를 예고한다.

첫째, 안전 건강 청결을 우선시 하는 여행이다. 우리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간절히 배웠다. 여행 역시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안전하고 깨끗한 여행 관광지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강조된다.

둘째, 국내 여행지의 새로운 발견이다. 그동안, 이 작은 나라에서 매년 1천500만 명 이상 해외로 북적북적 다녔다. 유명 관광지마다 외려 한국인을 피해서 다닐 정도였다. 코로나는 우리나라를 새롭게 되돌아 보게 한다. 철마다 색깔을 달리 치장하는 자연을 뽐내는 나라! 산, 강, 바다, 계곡 그리고 역사 다양한 유산들. 그 속에 다양하게 흐르는 스토리! 이 자그마한 나라가 던지는 매력물은 여느 해외의 유명 관광지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늦었지만 우리 강산의 재발견이다.

셋째, 소규모 여행의 본격화이다. 깃발 부대, 대형 패키지 여행, 묻지마 식의 점만 찍는 여행은 이제는 아듀다. 개별단위, 가족단위, 소규모 동호회 등 작고 다양한 취향에 기반한 여행이 주류를 이루어 나간다.

넷째, 테마 취미 특이한 목적을 가진 여행(SIT)의 시작이다. 와인투어, 맛집 탐방, 디미방 투어에서 시작해서 음악 건축 미술 오페라 등 예술분야. 그리고, 골프에서 벗어나서 자전거 바이크 트레킹 요가 등 건강투어. 현지의 토속 문화 교육 교류등의 테마를 바탕으로 한 테마는 계속 확산된다.

다섯째, 그래서 점의 여행에서 선의 여행으로 변화다. 점만 찍고 스쳐가는 점의 여행에서 스토리와 여백을 잇는 선으로의 여행으로 변화된다. 단순히 "어디를 가봤다. 다녀왔다가 아니라 무엇을 느끼고 체험하고 영감을 얻었다"는 의미있는 여행으로 변화가 진행된다.

여섯째, ONLINE, SNS와 결합된 여행이다. 예전의 여행은 미지세계의 탐방이었다. 가서 직접 보고 체험해 보지 않으면 미리 알 수가 없었다. 지금은 ONLINE으로 가상 체험한 여행을 재확인하고 실감하는 여행이다. 그 여행의 기록물은 SNS를 통해서 순식간에 공유되고 호불호가 딱 정해진다. 소위 '카더라' 의 구전 여행에서 ONLINE 디지털 여행으로 완전히 변모 되었다.

◆그래도 기대되는, 기대해야만 하는 2021년

암울하다고 계속 움츠릴 수는 없다. 여행에 대한 욕구를 막을 수는 없다. 안전만 담보가 된다면 여행은 다시 기지개를 펼 것이다.

희미하지만 여기저기서 희망을 알리는 소식들이 들려온다. 백신도 개발되고 치료제도 출시된다고 연일 떠든다. 적어도 내년 여름쯤이면 조심스럽게 마스크를 벗고 거리를 걸을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하늘길도 다시 열리고 공항에서 가방을 둘러멘 여행객들의 크고 작은 북적임도 상상 해본다. 건강과 안녕에 대한 담보가 주어진다면 여행에 대한 향수도 새록새록 다시 쏟아져 나올 것이다.

역사는 늘 도전과 응전( Challenge & Response)의 연속이다. 코로나의 높은 파고는 올 한 해 우리를 옴짝 못하도록 얽매었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응전으로 늘 진보해 나간다. 우리가 가진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를 막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