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글과 그림의 만남, 장호병 에세이집 ‘눈부처’
[신간] 글과 그림의 만남, 장호병 에세이집 ‘눈부처’
  • 노정희 기자
  • 승인 2020.11.06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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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맛남’으로 이어지는 ‘눈부처’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글쓰기 키워드는 ‘감정이입’
오이지 그 남자
장호병 에세이집 '눈부처'
장호병 에세이집 '눈부처'

‘오이지 그 남자’ 장호병 수필가가 에세이집 ‘눈부처’(북랜드)을 출간했다. 여덟 번째 저서이다. 1982년 도서출판 ‘북랜드’를 창업하여 현재까지 경영하고 있는 장 씨는 ‘계간 문장’ 발행인이며 대구교육대학교 ‘수필과지성’ 지도교수이다. 대구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사)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눈부처’는 표지부터 화려하다. ‘눈동자에 비치어 나타난 사람의 형상’을 너와 나, 남과 여로 대비시켜 놓았다. 동심의 시선으로 담아내는 이영철 화가의 그림을 펼쳐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글을 쓸 때 독자 대상을 미리 염두에 둔다면 글쓰기의 흐름이 분명 시의적절한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나의 글에 대하여 남이 어떻게 볼까에 생각이 미치면 나의 생각이 아니라 남의 생각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무엇을 쓸까’ 보다 ‘누구에게 읽힐 글을 쓸까’가 중요한 연유이다… 독자들을 가르치려 들지 않고 겸허한 자세로, 한 생을 살아온 독자들과 함께 자기위안과 자존감 회복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후문학파와 아라한-일부

‘세상에는, 삶 속에는 정답만 있는 게 아니라 해법도 있다. 답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하지만 해법은 사람에 따라,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해법에 따라 의미는 달라지고, 삶의 방법이나 결과도 달라질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가장 신선하고 유용한 것이 해법이다. 나와 다른 해법이라 할지라도 그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현대를 살아가는 지혜이자 남과 더불어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다’-세상에 정답만 있는 게 아니다-일부

장호병 에세이집에는 글쓰기 하는 사람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을 담아 놓았다. 사람답게 사는 방법은 무엇이며,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쓰기 키워드에 대해 고민한다. 코로나19에 대해 여러 해석도 펼쳤다.

‘Fine feathers make good birds(옷이 날개다). 신은 공작에게 노고지리가 부러워하는 화려한 옷을 주었다… 눈부시지만 거추장스러운 옷 때문에 하늘을 날지 못하는 공작이 노고지리의 무한 자유를 부러워한다. 노고지리는 그 사실을 알기나 할까. 서로 채울 수 없는 것을 아무리 부러워한들 공작은 공작으로, 노고지리는 노고지리로 한 생을 살아내야 한다. 신은 이 세상 생명체를 창조할 때 저마다에게 살아가기에 적합한 옷을 주었다… 옷, 사람의 모습이다. 사람이 곧 옷인 것이다. 호랑이 옷이냐, 토끼의 옷이냐. 공작의 옷이냐, 노고지리의 옷이냐. 어떤 옷을 입고 살 것인지는 순전히 인간이 자유의지로 선택해야 한다. 오늘은 노고지리의 옷을 입지만 내일은 공작의 옷을 입을 수도 있다. 또 어제는 공작의 옷을 입었어도 내일은 노고지리의 옷을 입고 살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람은 자유의지로 옷을 만들어 입어야 한다-탈-일부

에세이집에는 오만하고 이기적이고 지랄 같은 성격의 B형 남자가 서성인다. 34세의 미군 간호사와 이메일로 주고받는 러브스토리, 30년 나이 차를 극복하는 꿈같은 이야기를 담아 놓았다. 오이지 그 남자의 짜릿한 사랑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