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먹는 詩, 詩공간 동인지 ‘가을전어와 춤추다’ 출간
가을에 먹는 詩, 詩공간 동인지 ‘가을전어와 춤추다’ 출간
  • 노정희 기자
  • 승인 2020.09.14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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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공간 동인지 2집 ‘가을전어와 춤추다’
詩를 사랑하는 일곱 난쟁이
앞줄 좌로부터-박용연 시인, 장호병 한국수필가협회이사장, 김종태 회장, 윤일현 시인협회회장, 노정희 수필가, 송원배 시인.뒷줄 좌로부터-
앞줄 왼쪽부터 박용연 시인, 장호병 한국수필가협회이사장, 김종태 회장, 윤일현 시인협회회장, 노정희 수필가, 송원배 시인. 뒷줄 왼쪽부터 모현숙 시인, 서정랑 시인, 박소연 시인, 이복희 사무국장, 박상봉 시인. 시공간 제공

무작정 쏟아붓던 비, 무작위 내리쬐던 햇살도 가을 앞에서는 기가 꺾인다. 가을에 먹는 게 사과만은 아니다. 가을꽃이 국화만도 아니다. 가을에 먹는, 가을에 피는 시가 있으니 詩공간(회장 김종태) 동인지 2집‘가을전어와 춤추다’이다.

9월 11일 대구 수성구 자금성 식당에서 詩공간 동인지 2집 ‘가을전어와 춤추다’ 출판기념식이 열렸다. 10여 년 인연들이 모여 ‘詩공간’을 발족하여 지난해는 ‘바람집을 썰다’ 창간호를 출판했고, 올해는 신입회원 두 명을 영입해 동인 시 81편으로 엮은 ‘가을전어와 춤추다’를 출간했다.

시를 사랑하는 일곱 명의 난쟁이들은 시의 숲에 시로 기둥을 세우고 오두막을 지었다. “詩를 품고 걸어가는 우리들의 여정이 ‘함께’라서 참 좋습니다. 일곱 명의 가슴 속에서 각자의 목소리와 몸짓으로 키워낸 말들이 서로에게 ’따뜻한 힘’이 되듯 다른 누군가에게도 따뜻하고 힘이 되는 詩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이렇게 ‘세상 사람들과 함께 걸어갈 수 있어서’ 또, 참 좋습니다.”

지난해 詩공간 회원은 김종태(회장), 박용연(부회장), 모현숙, 서정랑, 이복희(사무국장) 씨로 구성된 ‘독수리 오형제’였다. 이번에는 신입회원 박소연, 송원배 씨가 합류하여 ‘일곱 명의 난쟁이’가 탄생하였다. 그들이 추구하는 시의 세상은 백설공주가 살았던 화려한 왕국이 아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따뜻한’ 시를 나누고자 함이다.

시공간 제공

김종태-

가을은 지느러미 채로 퍼드덕거렸고

내 이마는 단풍잎에 풍덩 빠졌다

모현숙-

누군가의 그늘이 된다는 것은

뒤에서 환하게 지켜주는 배경이 되거나

말없이 따라가는 길고양이의 고리 같거나

박소연-

조각나 뒤집힌 껍질 속 매듭을 자르면

명치끝에 걸렸던 나의 포자는

바람의 손을 잡는다

박용연-

보이던 것만 보던 내 눈에

보이지 않는 당신 들여 앉혔으니

서정랑-

어두운 내장 속을 기차가 달린다

평평한 등을 펴서 철로에 뉘어도

한쪽으로 쏠리는 몸

송원배-

허기진 주름에 닿은 천원 지폐는 나풀거리며

깜박거리는 신호등 초록 속으로 떠나간다

이복희-

빈집에 홀로 生을 탕진한 늙은 거미

몸으로 쓴 詩를 허공에 내다 걸고 있다

‘詩공간’은 시도 따뜻하지만 마음 역시 따뜻하다. 서로 배려하고 보듬어주는 마음이 남다르다. “회장님은 날마다 새로운 정보 올려주며 시 쓰라고 독려합니다”, “부회장님이 회장님을 보필하고 떠받들어주어 든든합니다”, “사무국장님은 추진력이 있습니다”, 행사 때 예쁜 소품 만드는 게 즐겁다는 모현숙 씨, 대담할 때 믿음 가는 서정랑 씨, 모임을 활기차게 주도하는 분위기 메이커 송원배 씨, 여린 듯 속 깊은 박소연 씨. 골짜기 메우기는 쉽지만 사람 마음 채우기는 어렵다는데 그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훈훈하다.

詩공간 동인지 2집 출판기념식에는 장호병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윤일현 대구시인협회 회장, 박상봉 시인, 김재웅 사진작가, 노정희 수필가가 참석하여 축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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