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옥 에세이집 ‘감감무소식’ 출간
허창옥 에세이집 ‘감감무소식’ 출간
  • 노정희 기자
  • 승인 2020.10.20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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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옥 9번 째 저서 '감감무소식'
글을 잘 쓰기 보다 즐겁게 쓰기
수필은 저자 가슴 속의 오두막
허창옥 에세이집 '감감무소식'
허창옥 에세이집 '감감무소식'

‘은우, 겨우 찔레묘목 하나를 심어서 한껏 기분 좋고 저급한 그림을 그리고도 뿌듯해지는 내가 부끄럽지 않습니다. 나이 들어 생겨난 게 자기연민입니다. 그래, 애썼다. 그만하면 되었다. 그렇게 편안하게 넘어갑니다. 애면글면하면서 살았고 아등바등하면서 세월만 보냈습니다. 그랬다고 살림도 더 나아진 것 같지 않은데 말입니다.

글쓰기가 특히 그랬습니다. 오늘이 어제보다 더 잘 쓴다는 생각이 도무지 들지가 않는 것입니다. 지나간 시간에 공들였던 걸 생각하면 허무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단순해진다. 여기에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글쓰기에도, 생의 여러 난제에도 단순하게 대처하는 것입니다. ‘잘 써야지’를 ‘즐겁게 써야지’로 바꾸려 합니다. ‘잘 살아야지’를 ’그냥, 살아야지‘로 타협할까 합니다’-수필 ‘감감무소식’ 일부

지원(芝園) 허창옥 씨의 에세이집 ‘감감무소식’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1990년 ‘월간에세이’로 등단하여 지금까지 작품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저자는 1976년에 약국을 개설하여 현재 수성구 중동에서 ‘우성약국’을 경영하고 있다. 틈틈이 쓴 글을 모아 수필집 ‘말로 다 할 수 있다면’ 외, 산문집 ‘국화꽃 피다’ 외, 수필선집 ‘세월’ 등 9권의 저서를 출판했다.

한국문협, 대구문협, 한국수필가협회, 대구카톨릭문인회 회원이며, 대구수필가협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한국수필문학상, 김규련수필문학상, 대구문학상, 약사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저자는 대구 수필계의 대모이다. 후배들에게 늘 잔잔한 미소로 화답하고 격려해 준다. 저자에게 수필은 ‘길’이라고 한다. 떠나거나 걷거나 그 위에 서 있거나. 길이란 궁극적으로 그 어디쯤에 이르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후배수필가들은 저자를 귀감으로 삼아 올곧게 걸어가려고 애쓴다.

‘수필은 내 가슴 속에 자리한 작디작은 오두막이다. 나는 햇살이 가득한 뜰을 거닐며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달빛이 지창에 물드는 밤이면 바람 소리를 듣는다. 때로 외롭고 때때로 서러우며 또 어느 때는 통곡한다. 하지만 대부분 시간에 나는 복되다. 내 영혼이 나에게 나지막이 말을 건네면 그 말을 받아 적는다. 그 집에서 나는 고요하다. 평화롭고 자유롭다’-저자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