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2~69세 독감백신 무료 접종...의협 1주일 연기 권고, 시민들 혼란?
만 62~69세 독감백신 무료 접종...의협 1주일 연기 권고, 시민들 혼란?
  • 박영희 (안젤라) 기자
  • 승인 2020.10.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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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독감은 매년 3천여 명이 사망하는 위험한 감염병
'부작용에 비해 이익이 더 큼'
최근 이슈가 되는 의심 사례는 백신과 무관하다는 결론
예방 접종은
독감 백신은 부작용보다 이익이 더 크다. 박영희 기자

26일부터 만 62~69세 국민을 대상으로 독감백신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그러나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잇따르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22일 오후 예방접종을 1주일간 잠정적으로 미룰 것을 정부에 권고하면서 시민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접종 기간은 코로나19 동시 유행 가능성과 독감 유행 기간, 접종 뒤 항체 생성·지속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12월 31일까지로 결정했다.

지난 9월 8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인플루엔자 예방 및 코로나19와의 동시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전 국민 중 1천9백만 명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무료 지원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구 달서구에 사는 여성 P씨는 "오늘 예방 접종하러 병원에 갔다가 1주일간 유보한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면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가 예방 접종할 때는 백신부족으로 이 병원 저 병원 수소문하고 다녔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독감은 ‘단순 감기’와 다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급성 호흡기질환으로, 일반적인 감기와는 전적으로 다른 질환이다. 감기는 성인의 경우 보통 일 년에 3~4회 이상 앓게 되지만 그 정도가 가볍고 특별한 후유증이 남지 않는다. 하지만 독감은 증세가 일반적인 감기보다 훨씬 심하다. 독감 역시 감기와 마찬가지로 코, 목구멍, 기도 등에 증상이 주로 나타나며 발열과 심한 근육통(몸살 증세)도 동반된다.

독감은 합병증도 잘 일으켜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젊은 사람보다 노인이나 어린이,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에겐 결코 가벼운 병이 아닌 이유다. 독감으로 사망한 사람은 지난해 기준 2천900명에 달한다. 코로나19 사망자(450명)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또,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 90% 이상은 65세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고령자나 임산부 등 고위험군에 대해선 우선적인 접종을 권고한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독감 백신 접종을 1주일 정도 연기하라고 권고했지만, 정부는 독감 백신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접종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접종 시기를 늦추기 어려운 사정도 고려됐다. 11월 중순 경 독감이 유행하는데 접종이 또 미뤄지면 이른바 트윈데믹(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독감이 동시 유행) 대응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접종 기간이 짧을 경우 접종 희망자가 몰리면서 고령자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전한 예방 접종을 위해 질병청은 ▲건강상태 좋은날 예방접종하고 ▲접종 대기 중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예진 시 아픈 증상이나 만성질환, 알레르기 병력을 의료진에 알리고 ▲접종 직후에는 의료기관에서 15∼30분간 이상반응을 살피고 ▲접종 당일은 안정을 취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지정 의료기관은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https://nip.cdc.go.kr)'이나 예방접종도우미 이동통신 응용프로그램(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접종 기관 방문 땐 무료 예방접종 대상 여부 확인을 위해 신분증(주민등록증이나 국민건강보험증 등)을 지참해야 한다. 사전 예약은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 등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전자예진표 작성 등 서비스 이용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