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금호강(琴湖江)을 걷다 ①
봄날, 금호강(琴湖江)을 걷다 ①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0.04.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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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교에서 공항교까지 걷다
갓꽃이 화사한 금호강변(금호강교 부근)
갓꽃이 화사한 금호강변(금호강교 부근)

 

오전 8시경 대구 북구 복현오거리에서 버스에 올라 반야월역에서 하차하여 안심교에서 금호강 산책로에 접어 들다. 노오란 갓꽃 사이로 강 건너 경부선 선로와 경산 들이 보인다. 헐벗고 굶주리던 시절, 움푹 움푹 패여 볼품없이 바닥이 드러나고 땟국물이 흐르던 그 강이 아니다. 수양버들이 우거진 강상(江上)에는 왜가리와 오리들이 노닐고, 주변 경관을 그대로 담은 채 강물은 유유히 흐른다. 안심교에서 금호강교(2.8 km)까지 체육공원과 산책로에는 오랜만에 사람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다.

금호강(화랑교에서 동촌유원지)
금호강(화랑교에서 동촌유원지)

 

금호강은 포항 죽장면 가사령에서 발원하여 영천, 금호 들과 경산을 지나서 동촌, 검단 들을 돌아서 침산동에서 신천(新川)을 흡수하여 고령 강창에서 낙동강(洛東江)으로 들어간다. 안동 임하댐에서 영천댐을 연결하는 도수로가 완공되어 수질이 개선되고 수량이 연중 일정하다. 바람 부는 날, 강변 갈대밭에서 비파(琴) 소리가 나고 호수(湖)처럼 물이 맑다고 하여 금호강(琴湖江)이 되었다.

수성구로 나가는 강촌햇살다리, 화랑교(7.1km)를 지나니 강폭이 넓어지고 수심도 깊어져서 성급한 젊은이들이 카누 경주를 하고 있다. 수변공원에는 코로나에 아랑곳하지 않고 웃통을 벗은 남정네들이 족구 경기에 한창이다. 아양교(9.3km)를 지나 대구성보학교에 이르니 장딴지가 저리고, 허벅지가 댕긴다.

공항교(11km, 16,000보)에 도착해서 저렴한 단백질로 허기를 채우고 다리 건너편의 전망 좋은 카페에서 온 길을 되돌아보다. 팔공산 우회도로를 오가는 차량들로 공항교는 만원이다.

 

서봉 김정호

 

그대,

끝이라 말하지 마라,

존재가 없어지는 것이 끝이라면,

그것은 또 다른 시작일 뿐,

아! 무시무종(無始無終)이라,

시작을 모르니 끝날 곳도 모르노라.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벽에 붙은 시 한 편 읊조리는 사이, 버스가 왔다.

공항교에서 상류 쪽 금호강
공항교에서 상류 쪽 금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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