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은 건강한 가정에서 시작된다
인성교육은 건강한 가정에서 시작된다
  • 유무근 기자
  • 승인 2020.01.03 14:5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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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위기
어디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전통적으로 가정은  부모와 조부모, 자녀로 이루어져 왔다. 이것이 우리가 보아왔던 가정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전통적인 가정의 모습이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98명으로 출산 통계 작성(1970년)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평균 출생아 수가 한 명도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가족의 형태도 29.8%가 1인 가구, 즉 혼자 사는 가구다. 

이혼율의 증가와 결혼을 기피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자식을 낳지 않으려 하는 생각이 강한 청년들. 거기에 다문화 가정과 성소수자  문제 등. 여러 개방적인 생각들이 점점 강해지면서 1인 가구, 혼인하지 않고 동거만 하는 형태, 동성애 가정, 다문화 가정 등 예전에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도 사실 평균적인 가정의 형태는 아니다.

성탄 때 십자가 아래 만들어 놓은 구유처럼, 성가정은 마냥 따뜻하고 평화롭고 온화한 표정의 세 사람이 평화롭게 사는 가정은 아니었다. 마리아의 혼전 임신은 당시 사회적으로 엄청난 질타의 대상이었고, 돌팔매질을 당해 죽어도 할 말이 없는 행위였다. 요셉은 자기 자식도 아닌 약혼녀의 자식을 받아들여야 하는 무거운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그 대가는 혹독했다. 한겨울에 아이를 낳을 곳을 구하지 못해, 짐승들의 집인 마구간에서 아기를 낳아야 했고, 또 고향 이스라엘을 떠나 이집트로 유랑 생활을 해야만 했다.

그 아들은 어떠했는가? 장가도 못 가고 나이 서른에 십자가형에 처해져 죽지 않았던가. 일반인의 눈으로 보면 도저히 정상적인 가정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냥 예수님과 마리아와 요셉이 한 가정으로 함께 살았다는 그 사실만 뚝 떼어서, 거룩하고 평화롭게 살았다는 식으로 말한다면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성가정'이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런 모든 현실적인 요소를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려 노력하며,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그것을 함께 헤쳐 나갔기 때문이다.

가정이 위기다 가정이 해체되고 있다. 이런 말이 자주 들린다. 제사와 성묘에 대한 오늘날의 사고도 마찬가지다. 경제적인 이유로, 좀 더 편히 살고 싶어서, 자기중심 위주로만 돌아가니까 일어나는 현상일 것이다.

종교와 이웃의 자리가 없어지고, 가족은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점점 멀어져 간다. 사회발전의 공동체 참여 보다, 힘든 일은 하지 않고 자신의 안락함에 비중을 두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가정은 아이들이 태어나 처음으로 어머니와 교감하고 듣고 배우고 자라는 곳이다. 지금 즐거우면 그뿐이라는 관념이 확산된다면 앞으로 미래는 어둡다.

가치관의 변화가 절실하다. 주위에서 본인의 잘못은 인정 않고 남 탓만 과장해서 연출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인 잣대를 가진 사람도 많다. 가치관은 그 사람의 앞날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한 세대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모태신앙 가정에서 태어났다, 매일 기도를 많이 한다. 이런 식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가족이라는 영어 단어는 Family는 Father And Mother, I love You의 첫 단어를 모은 것이라고 혹자는 말한다.

그렇지만 내 가족 내 핏줄만 챙기자는 이기적인 생각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싸움에서 지고 오지 말라는 가르침보다, 이웃을 생각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심어주는 것이 우리 세대의 역할일 것이다.

마리아와 요셉이 가졌던 믿음과 아기 예수를 내 가족으로 받아들인 나자렛 성 가정에서, 가정의 의미를 묵상해 보는 새해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