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도덕적으로 살아야 하는가?
왜 도덕적으로 살아야 하는가?
  • 장명희 기자
  • 승인 2019.12.26 17:0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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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가치 포용하고 인간다운 삶을 구현한다.

인간은 바닷가에 떠있는 외로운 섬이 아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이다. 조금만 생각과 마음을 바꾼다면 유쾌하고 즐거운 여행길이 될 것이다.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끊임없는 만남을 통해 새로운 삶의 모습을 일구어나가는 것이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의 일상적 모습이다. 그래서 사회의 첫 출발점인 학교에서 ‘도덕’이라는 교양과목으로 인성교육을 배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해야 할 일들,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배우는 것이 인간의 도리가 아닐까.

인간은 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해나가면서 자주 직면하게 되는 문제이다. 이렇게 자주 제기되는 물음에도 불구하고 이 물음이 진정 무엇을 묻고 있는지에 대해서 분명하게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적어도 이 물음 안에서 더 근원적으로 반성되어야 할 것은 과연 ‘도덕적’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며 나아가 왜 하필이면 우리는 삶의 다양한 차원들 중에서 ‘도덕적 삶’을 중시하며 살아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도덕적’이라는 말은 원래 풍습, 습속을 의미하는 라틴어 mores에서 유래한 말로서 인간이 무리를 이루어 살아가면서 가지게 된 예절이라는 삶의 양식을 의미한다.

삶의 환경들은 다양하고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사람의 환경에서 주어지는 근본적인 물음은 변함이 없다. 그것은 또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 물음은 과거를 통한 현재의 반성인 동시에 미래에 계획이기도 하다. 결국 도덕의 문제는 우리가 본질적으로 간직할 수밖에 없는 존재의 문제인 것이다. 오늘날 도덕과 윤리가 시대의 화두로 등장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심지어 개인의 의식에서도 개선하고자 하는 실천적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의 이러한 실천적 환경들이 문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전개시키는 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도덕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어떤 풍요로움도 참된 행복을 제공하지 못한다. 삶을 개척하는 과제는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 우리의 도덕적 행위는 맹목적인 종교적 삶의 시녀가 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물화(物化)된 기술적 삶의 도구가 될 수도 없다. 진정한 도덕적 행위는 종교도, 과학도, 예술도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차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도덕이 지나치게 권위주의로 흘러 예술의 창조적 세계를 차단하거나 과학적 합리성의 세계를 억압하는 형태가 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나아가 인간을 초월한 더 높은 삶의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종교적 열망을 억압하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가 왜 도덕적으로 살아야 하는가’라는 이 문제는 결국 이런 다양한 가치들을 포용함으로써 인간다운 삶과 그 삶의 구현하는데 있을 것이다.

현대와 같이 인간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변화 속도가 빠른 이른바 정보화 시대에서 많은 삶들은 일상적인 삶에 파묻혀 철학적 성찰이나 삶의 의미 문제를 자칫 잊어버리기 쉬운 것이 현실이다. 중세에서도 하느님의 영원한 질서인 영원법에 참여하여 살아가는 것, 즉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는 원칙에 따라 사는 것이 가장 도덕적인 삶으로 여겨졌다.

우리가 도덕적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는 인간의 존엄성 즉, 자유와 인격을 위해서도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도 바로 이 자유의 소유 여부에 달려 있다. 인간이 자유를 잃는다면 동물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 자유는 양심이 명하는 법칙을 스스로 존경하며 따르는 자율 속에서 마련될지 결과를 계산해보고, 마지못해 따르는 타율 속에서 주어질 수 없다. 인간이고 싶으며 도덕적으로 살아야 한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추구하는 도덕적 원리는 옳음에만 바탕을 두어서도 안 될 것이고, 그렇다고 이익에만 바탕을 두어서도 안 될 것이다. 인간은 정신적 가치와 물질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자로서, 양자의 가치를 함께 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삶에서 모든 선택과 결정이 도덕과 관계된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우리의 행위의 대부분은 도덕적으로 가치중립적일 것이다. 따라서 행위의 선택과 결정에서 도덕과 무관한 삶의 영역 또한 광범위하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도덕은 우리의 삶의 모습을 대인과의 관계에서 올바르게 이끌어 주고, 사회생활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하게 기반을 마련해 줄 것이다. 도덕은 우리에게 선택해야할 인생의 선택 과목이 아니라, 꼭 우리의 삶에 있어서 성찰해야 할 필수 과목으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존경할 수 있고, 존경 받을 수 있어서 화합할 수 있는 받침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