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케어 실천하는 퇴직교장들 ‘반딧불노인자원봉사클럽’
노노케어 실천하는 퇴직교장들 ‘반딧불노인자원봉사클럽’
  • 류영길 기자
  • 승인 2019.10.25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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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을 드리려다 행복을 얻습니다"
7인의 시니어 봉사자, 8년째 재능기부

“얼굴은 V라인, 몸매는 S라인, 엘리베이터 타고 지하1층으로 갈 때는 B1을 눌러요.” 선생님의 설명이 쉽고 재미있게 들렸다.

영어공부와 노래 부르기를 마친 후 다과회도 가졌다. 학생도 교사도 모두 어르신들이었다. 교사 어르신이 기타를 치자 학생 어르신들은 춤과 노래로 화답했다. 교사들이 준비한 송편과 따뜻한 차, 학생들이 준비한 식혜와 약밥 등을 서로 나누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이어갔다.

한 학생 어르신은 “늘 이 시간이 기다려지고 공부가 너무 즐거워요”라며 “내년에도 선생님들이 꼭 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하고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10월 22일 오후, 대구 달서구 ‘송현주공 3단지 경로당’의 올해 마지막 문해교실 수업 광경이다.

대구 달서구 송현주공 3단지 경로당 어르신들이 시니어 자원봉사 교사들과 함께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대구노인회 제공
대구 달서구 송현주공 3단지 경로당 어르신들이 시니어 선생님들과 함께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배움의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어르신들에게 못 배운 한을 풀어드리고자 발 벗고 나선 아름다운 시니어들이 있다. 7여 년 전, 7명의 퇴직 초등교장들은 자신들이 가진 재능으로 이 사회를 위해 보람된 일을 하리라 마음먹고 봉사단을 결성했다. 대한노인회 대구광역시연합회(회장 이장기ㆍ이하 대구노인회) 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 소속 ‘반딧불노인자원봉사클럽’의 회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 봉사클럽은 2019년 대구노인회 우수사례 시상에서 우수클럽에 선정될 만큼 열정적이고 모범적인 활동을 보여 왔다. 2012년 3월 창단 이후 독립적으로 활동해 오다가 2015년 6월부터는 대구노인회 소속 클럽으로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

회원들은 음악, 미술, 스포츠, 심리, 원예, 치매예방 및 놀이치료, 영어, 한자 등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재능으로 어르신들에게 한글, 외국어, 그림그리기, 만들기, 색종이 접기, 색칠하기, 다도, 노래교실 등을 가르치고 있다.

봉사활동은 월 5회 실시한다. 4회는 경로당 어르신 문해교육을 하고 1~2회는 경로당이나 노인복지 관련기관과 시설을 방문하여 뇌운동, 건강체조, 웃음 치료, 노래와 악기 연주 등 치매예방교육을 한다.

봉사자들은 대구노인회로부터 약간의 활동비를 지원받지만 사비를 보태어 교재를 만들고 간식도 준비한다. 재미있고 유익한 수업을 위해 늘 고민하고 연구한다.

퇴직교장들로 구성된 '반딧불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학생 어르신들 앞에 서서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  대구노인회 제공
퇴직교장들로 구성된 '반딧불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경로당 학생 어르신들 앞에 서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성희 박노보 오덕순 권경란 이태자 김달영 박찬명 선생님

수업을 지켜보며, 경로당 어르신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는 대구노인회 노인자원봉사 지원센터 도태옥 센터장은 “가진 것으로 즐기며 노후를 편하게 보내실 만도 한데, 퇴직 후에도 시간과 재물과 재능을 이웃 위해 내어주시는 어르신 봉사자들이야말로 노노케어(노인이 노인을 돌봄)의 본보기들”이라며 깊은 존경심을 표시했다.

진정한 시니어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반딧불봉사단 어르신들은 나눔의 감격 속에 성공적인 인생3막을 살아가고 있다. “봉사를 하러 왔지만 오히려 에너지와 행복을 더 얻어갑니다” 봉사단의 코치를 맡고 있는 박노보(70) 어르신의 고백이다.

우리 사회의 리더로서, 자기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온 어르신들을 위해 진심어린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시니어 선생님들 덕택에 경로당 학생들의 얼굴에 기쁨의 미소가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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