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여 창업하라] 풍부한 지식·인생 경험·인맥이 ‘창업 성공’부른다
[시니어여 창업하라] 풍부한 지식·인생 경험·인맥이 ‘창업 성공’부른다
  • 김희오 기자
  • 승인 2019.09.25 12: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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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경제활동, 창업이 대안

 

한국인의 생애 주기가 달라지고 있다. 빠른 은퇴와 늘어나는 수명으로 인생의 3분의 1을 노인기로 보내고 있다. ‘포스코 경영연구소’의 김은경 교수는 “자식 키우고 집 장만하며 정신없이 살다가 눈을 떠보니 어느덧 정년이 된다”며, 퇴직 가장들이 주를 이루는 이들 세대를 ‘서드에이지(Third Age)라고 했다. 서드에이지는 인생을 4단계로 나누었을 때 3단계에 속하는 40~70세 자아실현의 단계에 있는 세대를 일컫는다. 서드에이지인 50대 중반의 A씨는 비교적 젊은 나이지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다. 명예퇴직이라곤 하지만 완전히 자발적인 은퇴는 아니었다. 적지 않은 위로금을 제시하며 퇴직을 종용하는 회사 측의 태도에 '어떻게 되겠지'라는 심정으로 사표를 던졌다.

그렇게 회사를 나온 만큼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세울 틈이 없었다. 나이가 크게 많은 편은 아니므로 다른 회사에 재취업을 시도해 볼까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쉽지는 않다. 구직을 원하는 비슷한 또래의 퇴직자들이 적지 않아 취업 시장은 그야말로 바늘구멍이다. 그렇다고 마냥 있는 돈을 까먹으며 세월을 보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가족들의 눈치도 살피게 되었다. A씨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취업난 속 시니어의 대안은 '창업'

100세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50대 중반 이후 정년을 보장 받지 못하고 조기은퇴 압박 등으로 직장에서 은퇴하는 시니어들이 늘면서 이들의 인생 2막에 대한 고민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직장인들의 은퇴 시기를 60세로 상향 조정하였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 은퇴가 빨라 남아 있는 인생은 더욱 길어졌기 때문이다.

1955~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에게는 이런 고민이 더욱 깊다. 6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경제활동인구 증가가 취업자 수보다 크게 증가하여 고용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그만큼 50대, 60대 시니어들에게 취업활동은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대안이 바로 '창업'이다. 시니어 세대들은 풍부한 업무 경력과 전문성, 인생 경험을 통해 혁신에 필수적인 지식을 보유하고 있고, 넓은 인맥을 갖고 있으며, 창업 초기에 필요한 일정부분의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들은 또한 시간적 여유와 유연성이 있으며, 책임의식이 강하다. 청년 창업과 비교되는 시니어 창업의 강점이다.

 

준비하지 않은 창업은 재앙 될 수도

은퇴한 시니어들에게 창업이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모든 창업자가 성공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통계청 자료나 언론 보도에서 잘 나타나듯, 자영업 창업자의 90% 이상은 성공하지 못하고 폐업하게 된다.

창업 컨설팅 전문기업인 '송앤컨설팅'의 송관섭 대표는 "은퇴 후 창업이 실패하는 것은 철저한 준비 없이 무작정 창업 전선에 뛰어들기 때문"이라며 "철저하게 준비하고 체계적인 사업전략 수립을 한 후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면 위험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무작정 창업의 주원인은 조급함이다. 대부분의 은퇴자들이 가장 먼저 느끼게 되는 감정이 막막함이다. 수십 년 동안 조직에 준비 없이 조직의 울타리 안에서 살다 그 울타리 바깥으로 '밀려' 나왔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치 '광야에 홀로 내던져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뭔가 일을 해야 할 것 같긴 한데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을 잡기는 힘들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지내는 날이 하루 이틀 계속되면서 마음만 점점 조급해진다.

송 대표는 "창업자들이 이런 시기에 주위의 사람들 이야기나 조언을 들으면 소위 '팔랑귀'가 되기 십상"이라며 "누가 어디서 어떤 사업을 했는데 대박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혹하기 마련"이라고 경계했다.

송 대표는 이어서 "새로운 사업을 이런 식으로 시작했다가는 열이면 열 모두 실패하여 인생 말년에 큰 홍역을 치르게 되고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된다"며 철저한 준비와 특화된 영업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장 업종에 주목하되, 현금화 어려운 업종은 피하라

 

《창업 아이템 뭐가 좋을까?》

 

창업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자칫 잘못하다간 지금까지 벌어 놓은 재산까지 다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창업환경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훨씬 증가하였다. 따라서 창업자들은 현 상황에 맞는 창업을 준비할 수 있는 적응력과 경쟁력을 구비해야 한다.

창업아이템의 홍수시대에 창업을 준비하는 시니어창업자들은 어떤 아이템을 선택할지 고민하게 된다. 시니어들이 성공적인 창업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정리해본다.

첫째, 성장업종을 주목해야 한다. 경쟁자가 많은 분야, 성숙기나 포화기에 접어든 분야는 경쟁이 심하여 성공하기가 어렵다. 이에 비해 이제 막 부상하는 성장업종은 최소한 1년 정도는 안정된 수익 창출을 보장 받게 된다.

둘째, 투자비 회수기간이 긴 업종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당장 현금화가 어려운 업종은 자금 회전율이 낮아 초보창업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식·음료업이나 유통업이 꼽힌다.

셋째, 검증된 우수한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라. 이미 검증된 우수한 프랜차이즈 업체일수록 본사 지원이 체계적이므로 훨씬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운영시스템이 간단하고 운영 매뉴얼이 표준화되어 있는 우수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넷째, 입지 선택이 제일 중요하다. 점포창업의 성패는 입지에 의해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유망한 아이템을 선택하더라도 입지가 나빠 고객의 발길이 없다면 아무 소용없다. 창업자금이 넉넉하지 못하더라도 금리가 낮은 대출을 활용해 우수한 입지의 점포에 과감히 투자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다섯째, 부채가 창업자금의 3분의 1을 넘지 말아야 한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당분간 저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신도 모르는 게 경기 상황이다. 만에 하나 금리가 변동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출액을 조절해야 한다. 또 원금상환까지 감안한다면 이자가 싸다고 무턱대고 많은 돈을 빌리는 것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