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하루 휴가를 고향 나들이로 잡았다. 대프리카인 대구를 벗어나 팔팔 직선으로 만든 고속도로를 단숨에 달려 함양에 도착했다. 대구와는 달리 이 곳 시골에는 큰비는 아니지만 전라도 쪽 지형이 가까워 밤에는 몇 차례 비가 내려 농작물이 잘 자랐다. 대추도 주렁주렁 논에는 벼이삭이 잘 피어서 영글어가고 잘 익은 고추도 빨갛게 주렁주렁 보기좋게 달렸고 집집마다 마당에 참깨도 소복소복 털어 놓아 농부들의 땀의 결실이 눈으로 느껴졌다. 수고한 집안 동서랑 질부를 태워 가까운 함양일대와 마천면 칠선계곡으로 바람도 쐬고 점심을 대접하고, 저녁에는 집안 조카들이랑 열댓명 불러 저녁식사를 시켰다. 고맙다고 치사가 끊이질 않았다. 구불구불 오도재를 넘어 칠선계곡으로 향했다. 칠선계곡 추성마을 뒤는 청암산이다. 지리산으로 가는 길목으로 천왕봉 줄기가 서쪽으로 뻗다가 두 갈래로 갈라지면서 삼도봉과 노고단등 백두대간을 이루고 그 북쪽에 청안산이 있어 그 골짜기가 함양군 마천면 추성마을이다. 이 곳은 옛날 옻나무가 많아 옻칠 생산의 주산지였던 곳이었으나 사양길로 들면서 민박촌과 음식점을 하면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인 곳이다. 다리밑 계곡물에 잠시 발 담그고 힐링도 했다. 언제 시간과 일과 얽매임에서 벗어나 유유자적할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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