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에도 배롱나무 꽃이 피었다
휴스턴에도 배롱나무 꽃이 피었다
  • 전용희 기자
  • 승인 2024.06.06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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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서출지에서도 보았고
- 대구 집 앞 공원에도 피는
- 배롱나무 꽃이 여기도 피었다

나는 배롱나무를 좋아한다. 

내가 배롱나무를 언제 처음 보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10여 년 전 경주 서출지에서 보았던 배롱나무의 기억은 또렷하다.

서출지 연못 속에 핀 연꽃과 둑에 있는 배롱나무가 정자 이요당과 함께 한 폭의 그림처럼 기억에 남았다.

휴스턴 아파트 근처에 핀 배롱나무 꽃. 전용희 기자
휴스턴 딸 집 아파트에서 내려다 본 배롱나무 꽃. 전용희 기자

여기 온지도 한 달이 벌써 넘었다. 처음 보았을 때는 꽃이 그리 많이 피지 않았는데 어느 새 꽃송이가 풍성해 보인다. 꽃은 한꺼번에 피었다가 지는 것이 아니라 피고 지고를 되풀이해서 한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기까지 오랫동안 피어 있겠지. 

오늘은 이곳에 비가 내린다. 비가 오는 날 꽃이 더 싱싱하게 보인다. 얼마 전 이 지역에 토네이도가 왔을 때 많은 꽃들이 떨어졌지만, 모진 비바람 견디어 풍성하게 꽃을 피운 모습이 대견스럽다. 

태어난지 겨우 한달된 손주를 품에 안고 배롱나무 꽃을 보여준다. 꽃 구경을 처음으로 시켰는데 보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 달 동안 아무 탈 없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손주도 대견하다. 

꽃말은 부귀, 애교, 헤어진 벗에게 보내는 마음이라 한다. 어찌 내 마음도 잘 헤아리는 듯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개회 시기가 7월에서 9월 사이, 100일 동안 핀다고 목백일홍이라고도 하는데, 이곳에 핀 꽃은 언제쯤 질까. 

주변에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르지만 배롱나무꽃은 우리나라에서나 여기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피었다. 

아마 꽃이 다 지기 전, 여기를 떠나 한국에 가지 않을까. 

그곳에 가면 배롱나무 꽃이 여전히 피어서 나를 반겨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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