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도시 르포] 오스틴
[ 미국 도시 르포] 오스틴
  • 전용희 기자
  • 승인 2024.05.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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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사스 주의 주도
- 텍사스 오스틴대가 있는 대학 도시
- 실리콘 밸리 이을 실리콘 힐스(Silicon Hills)로 부상
- 삼성 사업장이 있는 테일러는 오스틴의 위성도시
- 이철우 경북지사 작년 10월 방문 협력 분야 모색
- 부동산 가격 폭등 등 급성장 도시의 문제점도 노출돼

2021년 10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한 경제 전문가는 "텍사스가 미국의 미래다"라고 말했다.  오스틴(Austin)은 텍사스 주의 주도이다. 새로운 미국의 성장 엔진이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남부 텍사스 주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첨단 기업인 테슬라가 2021년 캘리포니아주 팔로 알토에서 오스틴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오스틴에 있는 주 청사를 찾았다. 오스틴의 랜드마크라 평일 인데도 방문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초등학생들이 교사의 인솔로 주 청사에 대하여 설명을 듣는 모습도 보였다. 주 청사 건물 앞에 있는 넓은 녹지 공간으로 공원 같은 모습이었다. 고목들 사이 잔디 위에는 청솔모들이 여기 저기 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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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아프리칸 아메리칸 기념탑 뒤로 주 청사의 돔이 보인다. 전용희기자

오스틴에는 테슬라 뿐만 아니라 오라클, AMD, 아마존, 애플, 델, 구글, IBM,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의 대형 회사들이 본사를 비롯하여 큰 사업장을 두고 있다.  

pixabay
오스틴 시내에 같은 이름의 다른 콜로라도 강이 흐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미국에는 두 개의 콜로라도 강이 있다. 그랜드 캐년을 흐르는 콜로라도 강이 있고, 텍사스 주에서 멕시코만으로 흐르는 같은 이름의 다른 콜로라도 강이 있다. 

휴스턴에서 I-10 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를 타고 오스틴으로 가는 도로 주변을 둘러보니 끝 없이 넓은 평야만이 보였다. 텍사스는 산이 없는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오스틴에 높이가 해발 236 m가 되는 본넬 산이 있다. 코버트(Covert) 공원으로도 불리는 장소에 오르면 콜로라도 강변에 있는 고급 주택과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오스틴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는 장소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본넬 산에서 바라 본 오스틴 시내의 모습. 전용희 기자
본넬 산에서 바라 본 오스틴 시내의 모습. 전용희 기자

아래 사진은 본넬 산에서 바라 본 콜로라도 강의 모습이다. 강 주변에 많은 고급 주택과 정박된 요트들을 볼 수 있었다. 

본넬 산에서 바라본 콜로라도 강. 전용희 기자
본넬 산에서 바라본 콜로라도 강. 전용희 기자

오스틴 대학교는 미국 및 세계 상위권 연구 중심 대학교로 '퍼블릭 아이비리그'의 일원이다. 텍사스 소재 고교 졸업자 중에서 상위 6% 이내이면 입학이 가능한 학교로 알려져있다. 2020년 기준으로 17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과학 및 공학 뿐만 아니라 상경 계열과 예술 계열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대학은 5월 초에 대부분 방학을 한다. 오스틴 캠퍼스를 찾은 날은 기말 고사가 끝나고 방학이라서 그런지 학생들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시계탑 건물인 UT 타워 앞에 졸업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었다. 

Austin Unive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 동상과 UT 타워. 전용희 기자

오스틴을 방문하면 다른 가볼 만한 곳으로 트래비스(Travis) 호수가 있다. 호수가에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의 발코니에 올라가면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 특히 일몰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호수를 바라보는 곳에는 고급 별장들이 많이 있었다. 

Lake Travis
오스틴 북쪽에 있는 일몰 명소인 트래비스 호수. 전용희 기자

오스틴에 한국 식품을 파는 대형 매장이 있다. 점심을 먹기 위해 그곳을 찾았다. 푸드 존에는 한인으로 보이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다른 동양인을 비롯한 미국인들도 많이 보였다. 한국 음식이 이제 세계화 된것 같았다. 매장에도 마찬가지로 미국인들도 가끔 보였다. 어떤 미국인은 한 코너에서 대뜸 빈대떡으로 보이는 조각을 서슴없이 카트에 담았다. 분명히 한국을 다녀온 사람으로 짐작이 갔다. 김치를 사가는 미국인도 보였고, 어떤 흑인은 특이하게 '불닭 라면'을 사갔다. 

Austin Mart
오스틴에 있는 어느 한국 마트의 식당 코너. 전용희 기자

오스틴은 최근까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오고자 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도시 중 하나였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에 비해 주택 가격이 낮고, 텍사스에서 제공하는 낮은 세금 제도의 영향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갑작스런 인구 이동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도시 인프라가 따라 주지 못하는 문제점 때문에, 일부 보도에서는 오스틴을 도로 떠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오스틴의 위성 도시인 테일러시는 최근 한 보도에 의하면, 삼성 효과로 한국의 물류 및 부동산 기업의 투자가 몰리고 공장 인근에 대규모 주택 단지가 조성되는 등 대규모 경제권이 형성되고 있다. 삼성과 협력 업체에서 일할 한국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한인 커뮤니티도 새롭게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텍사스는 소득세가 없고, 생활비가 뉴욕이나 캘리포니아의 대도시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다. 넓은 땅과 많은 일조량도 기업 유치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넓은 대지에 공장을 건설할 수 있는 땅을 저가로 매입이 가능하고, 자체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를 값싸게 공장에 보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 주 정부는 텍사스 재학습 및 새로운 기술 지도 교육 프로그램인 TRUE(Texas Reskilling & Upskilling Education)를 통하여 매년 많은 돈을 지역 대학에 투자하여 숙련된 기술 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대, 텍사스 A&M 대 같은 텍사스대학교 시스템에서 배출되는 고급 인력도 텍사스 경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미국 포춘 기업의 10% 정도가 텍사스에 본사를 두고 있을 정도로 기업 평판도가 좋은 것도 한 몫을 한다. 미국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 그리고 풍부한 천연 가스 자원과 풍력 에너지 및 태양광 발전 등도 주 경제 성장의 요인으로 꼽을 수 있겠다. 스타트업 기업 비율이 높은 기업가 정신도 기업 친화적 환경과 함께 텍사스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이철우 경상북도 지사는 작년 10월 제인 넬슨 텍사스 주 국무장관을 만나 양 지역 간 경제와 문화 등 여러 분야에 대한 교류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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