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시 르포] 휴스턴 5-우주 생활 과연 편할까...존슨우주센터 가서 보니
[미국 도시 르포] 휴스턴 5-우주 생활 과연 편할까...존슨우주센터 가서 보니
  • 전용희 기자
  • 승인 2024.06.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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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슨 우주 센터에서 짐작해 본 우주 생활
- 우주에서 잠은 어떻게 잘까
- 배변 용무는 어떻게 처리하나
- 운동은
- 우주 텃밭은 가능할까

국제 우주 정거장(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 일반인 한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존슨 우주 센터 전시관에 들어가니 왼쪽에 국제 우주 정거장 대형 사진이 걸려 있었다. 사진 아래에는 참여국 국기가 있었는데 태극기는 보이지 않았다. 영어 약자로는 ISS라 한다. ISS 참여국으로는 미국과 러시아를 주축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델란드, 벨기에, 스위스, 스페인,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이탈리아, 캐나다, 브라질과 일본 등 총 16개 국이다. ISS의 주요 목적은 우주 연구, 과학 실험, 인류의 우주 생존 기술 개발과 지구 관측 등으로, 국제 협력의 상징적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 전용희 기자
존슨 우주 센터에 있는 국제 우주 정거장 사진. 전용희 기자

규모를 잠깐 살펴보자. 질량이 420톤, 길이가 108.5미터, 폭 72.8미터로 축구장 크기이다. ISS는 지구 저궤도에 해당하는 400km 높이에서, 시속 27,000여 km 속도로 매일 지구를 15.7바퀴 돈다고 한다. 초속으로 계산하면 7.5km라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라 믿기지 않는다. 축구장 크기 만한 비행 물체가 그렇게 빠른 속도로 돌다니 신기한 생각뿐이다. 지구에서 보이는 물체 중에서 해와 달 다음으로 밝으며, 금성과 밝기가 비슷하게 보인다고 한다. 

1998년 러시아에서 발사한 모듈로 건설이 시작됐다. 해를 거듭하며 여러 나라에서 발사한 모듈들이 조립 설치되고 때로는 분리하며, 덩치를 불려 나갔다. 승무원들은 한번 올라가면 3-6개월 체류한다고 하며, 보통 6명 정도 머무르고 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2030년까지는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사진은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에 의해 NASA가 달에 세울 베이스 캠프의 모습으로, 2025년 2명의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킬 예정이다. 그리고 기지는 2020년대 후반에 세울 목표를 가지고 있다. 나아가 NASA는 2030년대에는 인간을 화성에 보낸다는 계획이다. 미국 항공 우주 장비 제조 및 우주 수송 민간 업체인 스페이스X는 2050년까지 100만 명을 화성으로 이주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달 생활 환경. 전용희 기자
NASA가 달에 구축할 베이스 캠프. 전용희 기자

다음 사진은 우주 여행을 위하여 착용해야 할 기본적인 복장인 우주복(Space Suit)이다. 용도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의 우주복이 있으나 우주 공간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1인승 우주선에 가까운 고가의 장비로 갖춰진 선외 활동복을 입어야 한다. 입기도 불편하고, 한번 입어면 벗기도 힘들것 같아 보인다. 

우주에서 활동하기 위한 우주복. 전용희 기자
우주에서 활동하기 위한 우주복. 전용희 기자

다음 사진은 우주인 수면 공간을 보여준다. 벽에 고정된 침낭 안에 들어가 몸이 떠다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주선에서는 윗부분인 천장과 아래에 해당하는 바닥이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서서 잔다고 한다. 무중력 상태에서 잠잘때 팔이 공중으로 뜨지 않도록 하기 위해 팔짱을 끼거나 침낭 안에 팔을 넣어 차렷 자세로 잠을 자야 한다니 몹시 불편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우주정거장 침대. 전용희 기자
우주 정거장 침대. 전용희 기자

어디를 가던지 생리 작용은 해결해야 하는 법. 우주에서 볼 일을 어떻게 보고, 배설물은 어떻게 처리할까. 공기가 없는 우주에서 그것도 제한된 공간에서 하는 우주 생활이라면 사정이 녹록치 않을 것 같다. NASA 우주 비행사로서 우주에 가장 오랫동안 머물렀던 우주인은 페기 윗슨(Peggy Witson)으로, 665일간 머물렀다. ISS에 3번이나 다녀왔고, 여성 최초로 그것도  2번 씩이나 사령관 임무를 맡았다. 2018년 58세로 은퇴했다. 페기 윗슨이 우주에서의 삶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 말했지만, 힘든 점이 하나 있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나는 우주 생활이 즐거웠다. 딱 하나 대변보는 일만  빼고."

아래 사진은 존슨 우주 센터에 있는 우주 화장실이다. 폐기물 관리 시스템이란 보조 설명을 보면, 기능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사진을 들여다보면 여느 화장실과는 다른 진공청소기처럼 보인다. 배설물은 사람 몸에서 나오는 순간 바로 변기속으로 빨려 들어가 처리되며, 그렇게 모아진 것은 우주 쓰레기를 버릴 때 함께 처리된다고 한다. 아니면 수분을 빼고 건조한 후 별도 보관했다가 지구로 가져와서 처리한다. 만약 이런 흡입 장치 없이, 그대로 몸 밖으로 나올 경우 외부에서 당기는 중력이 없기 때문에 배설물이 우주선 안에서 돌아다니게 된다. 그냥 내버려 두면 우주선 기기를 망가뜨릴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대변에 비해 소변은 상대적으로 처리가 쉽다. 호스에 붙은 소변용 깔대기를 이용해 빨아들이는 방식을 쓴다. 탱크에 모인 소변은 정화를 거쳐 식수로 사용한다고 한다. ISS에서 머무는 NASA 승무원들의 땀이나, 샤워하고 남은 물, 소변 등은 정수하여 식수로 사용한다. 2009년 정수 장치를 통해 걸러낸 물을 마신 후, 승무원들이 "물 맛이 끝내줘요(The taste is great)"라고 농담처럼 말한 일화가 있다. 

배변 용무를 위한 우주 화장실. 전용희 기자
진공 청소기 처럼 보이는 배변 용무를 위한 우주 화장실. 전용희 기자

아래 사진은 우주인의 운동 모습을 보여준다. 중력이 없는 환경에서는 뼈와 근육의 손실로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한다. NASA는 우주에 머무는 동안 이런 건강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실험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발표된 연구결과는 2010년 ISS에서 주6일 매일 2시간 반씩이나 운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6개월 후 측정결과 근력 손실이 약 40% 발생했음을 보여주었다. 

ISS와 같은 우주 환경에서는 중력이 거의 없어, 뼈와 근육이 몸을 지탱할 필요성이 없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레 퇴화돼 뼈와 근육이 손실된다. 그래서 우주에서의 운동은 필수적인 요소이며, 운동만으로 근육 위축을 피하기 어려워 전기 자극과 같은 충격 요법으로 근력을 유지하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건강 관리를 위한 우주 운동 시설. 전용희 기자
건강 관리를 위한 우주 운동 시설. 전용희 기자

우주 공간에서 채소를 재배하여 먹을 수는 있을까. NASA의 우주 식량 작물 재배 프로젝트는 2014년 상추를 시작으로 배추 케일 등의 재배에 성공했다. 2021년 10월에는 '우주 고추'를 처음으로 수확하기도 했다. 우주 고추는 충분히 맵고 향도 풍부했다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식물도 필요하다. 그 식물은 흙에서 자란다. 달과 화성에는 지구의 흙과 같은 환경이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식물 재배를 위한 우주 텃밭 시설. 전용희 기자
식물 재배를 위한 우주 텃밭 시설. 전용희 기자

우주 정거장에서 바라본 지구가 아름답다. 지구는 달보다 크기 때문에 우리가 달을 쳐다보는 것과는 다르게 보일 것이다. 크기도 더 크고, 밝기도 더 밝다. 태양빛을 그 만큼 더 많이 반사하기 때문이다. 달과 다르게 구름의 모양도 시시각각 바뀐다. 사진에서는 강 줄기와 산맥의 모습이 뚜렷하다. 

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지구. 전용희 기자
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지구. 전용희 기자

- 에필로그

인간은 수천 년 동안 지구에서 생존하며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우주 탐사를 통해 지구 밖에서의 생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우주 정거장에서의 실험과 달, 화성 등의 행성 탐사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이와 동시에 우리가 지구라는 행성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게 만든다. 인간이 우주에서 생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해함으로써 지구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 중력의 부재

지구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중력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중력은 우리의 뼈와 근육을 강화시키고, 혈액이 정상적으로 순환할 수 있게 돕는다. 그러나 우주에서는 미세 중력 환경이 지속된다. 이로 인해 우주비행사들은 근육량 감소, 뼈 밀도 감소, 혈액 순환 문제 등 다양한 건강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지구의 중력이 우리 신체에 얼마나 중요한지, 이를 통해 실감할 수 있다.

● 대기와 산소

지구는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대기를 제공한다. 우리는 호흡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살아간다. 우주에서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인공적인 생명 유지 장치가 필요하다.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시스템은 필수적이며, 이러한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경우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 지구의 대기는 우리에게 생명 그 자체를 의미한다.

● 자원과 식량

지구는 풍부한 자원과 다양한 식량을 제공한다. 우리는 지구의 토양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바다에서 어획을 하며 생존에 필요한 식량을 얻는다. 반면, 우주에서는 이러한 자원을 얻기가 매우 어렵다. 우주 정거장에서는 제한된 자원으로 생활해야 하며, 식량 역시 지구에서 공급받거나 제한된 공간에서 재배해야 한다. 이는 인간이 지구의 자원과 환경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 방사선 보호

지구는 두꺼운 대기와 자기장을 통해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한다. 그러나 우주에서는 이러한 보호막이 없다. 우주비행사들은 방사선에 노출될 위험이 높으며, 이는 암 발생 등의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지구는 인간을 우주의 위험으로부터 지켜주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 심리적 안정감

지구는 우리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자연 경관, 날씨의 변화, 계절의 주기는 우리의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주에서는 이러한 자연 요소를 경험할 수 없으며, 고립된 환경에서 생활해야 한다. 이는 심리적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지구는 우리의 정신적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주 탐사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지구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지구는 인간이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건을 제공하는 유일한 행성이다. 우리는 지구의 자원을 보호하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를 통해 미래 세대가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주의 광활한 공간 속에서 지구라는 행성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고, 보호해야 할 가치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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