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규의 노년알쓸신잡]⑮스마트한 노인 되기
[김창규의 노년알쓸신잡]⑮스마트한 노인 되기
  • 시니어每日
  • 승인 2024.02.2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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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강의에서 한 장면.   사진= 정지순 기자
스마트폰 활용법을 배우는 시니어들의 모습. 시니어매일DB

21세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사회현상은‘정보화’와‘고령화’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정보기술의 발달과 정보기술 보급의 확대로 인해 매우 빠르게 정보화가 진행되고 있고, 고령화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1년 후인 2025년이면 우리나라 고령화율은 20%를 상회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0~2070년)에 따르면, 2030년이면 노인 인구가 25%를 넘어서서, 불과 6년 뒤면 우리는 거리에서 만나는 4명 중 1명이 노인인‘노인시대’를 맞는다. 더욱이 최근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 물리적·디지털적·생물학적 공간의 경계가 희석되는 초연결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노인들이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개인적·사회적으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모 일간지에서 기획특집으로 게재된‘2030년, 어르신 고객 넷 중 하나, 75세 젊은 오빠의 하루’라는 기사 내용을 소개해본다.

“ 70대 중반 한 노인의 어느 하루 일과이다. 오늘은 집 밖에서 여러 용무를 처리하는 날, 아침 식사 후 집을 나서 집에 돌아오기까지의 하루 동선. ①은행 업무를 본 다음 ②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③오후엔 대중교통으로 이동해 ④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후 집으로 돌아오기이다. 첫 일은 은행 업무, 은행의 기다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년이나 노년이다. 소위 말하는 젊은 사람은 스마트폰으로 은행일을 보기 때문에 젊은 사람은 없다. 은행 일도 전문용어를 남발하는 창구직원의 상담 응대로 결국 은행 업무를 포기한다. 두 번째 점심 먹기, 식당을 들어갔으나 종업원은 없고 무인 주문기가 응대를 한다. 먹기를 포기하고 카페를 찾았으나 이곳도 키오스크 주문이다. 주변 사람 도움으로 주문을 통과했으나 직원은‘투 샷, 토핑’등의 영어단어로 추가 선택을 요청한다. 몇 번이나 되물어도 소통이 안 되니 서로 짜증나는 일이 일어난다. 세 번째 업무, 병원을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으나 안내판을 무심코 본 나머지 반대편 열차를 이용하는 바람에 당황한다. 다행히 시간을 맞춰 병원에 도착했으나 병원의 진료접수와 비용처리가 여기도 키오스크를 이용한 무인 수납이다. 반복되는 상황으로 자존감이 떨어진 채 기진맥진해서 집으로 돌아온다.”

이처럼 인터넷쇼핑 등 스마트폰 유로결제, 무인 키오스크 이용, 잘 이해하지 못하는 주문 및 응대 등은 일반 노인들이 일상적으로 종종 경험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이나 키오스크 등의 기계를 활용한 은행 업무, 기차표 예매 등 일상 업무처리, 음식 주문 등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상이지만 노인들에게는 또 다른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더욱 빠르게 환경이 변화하고, 새로운 생활서비스들이 마구 쏟아지고 있다. 돈이 있어도 기계를 다루거나 이용할 줄 몰라서 밥도, 커피도 못 사 먹는 시대가 되었다. 스마트폰을 활용하지 않고서는 생활할 수 없는 노인이 불편한 세상, 초고령사회가 된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 사용은 노인들에게 있어서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 차원에서의 노인 정보화 격차를 줄이기 위한 시급한 사회적 환경조성과 대응책이 필요하겠지만, 당사자인 노인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면 좋을까? ‘스마트한 노인 되기’위해서는 그 첫 번째는‘스마트폰 외향 바꾸기’이다. 기능이 떨어진 오래된 휴대폰은 고집과 함께 과감하게 버려라. 최신식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것이 첫 번째 대응이다. 핸드폰은 기본적인 기능이 전화기이지만, 그러나 지금은 스마트폰은 전화기가 아니다. 전화를 걸고 받는 단순 전화 기능을 포함하여, 문자나 사진을 보내고 받고, 카톡을 보내고 받는 기능까지 하고 있다. 나아가 밴드, 페이스북, 유튜브 보기의 기능까지 한다. 이러한 기능은 스마트폰을 바꾸어야만 배울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다. 두 번째는‘스마트폰 기능 배우기’이다. 최신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어도 이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예를 들어‘나이 드신 기업경영자들이 소위 말하는 비서 및 아래 직원(?)들에게 시키기만 하다 보니 정작 본인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노인이 되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 노년의 자존심을 지키고, 가족 및 세상과의 보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라도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은 단순 기능 활용을 넘어서 은행 업무, 교통수단 이용(버스, 기차 예매), 네비게이션, 줌 회의, 홈쇼핑, 건강관리, 동영상 촬영 편집해서 손주들과 소통하기 등등 일상생활의 모든 일들을 스마트폰 하나로 다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복지관이나 평생교육원, 주민센터, 도서관 등에서 스마트폰 기능을 알려주는 강좌가 많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구 중구노인복지관은 스마트폰을 배우던 학생 할머니가 지금은 스마트폰 강사가 될 정도로 스마트 복지관으로 알려져 있다. 동년배가 동년배를 교육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덜 부끄럽게 기초부터, 동영상편집 고급과정까지 반복적으로 배울 수 있다. 배우는데 부담스럽겠지만 하나씩 배우고 알아 가면 된다. 노년의 나이는 나이가 나이인 만큼 금방 앞에서 배우고 뒤로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그렇더라도 반복해서 배우고 배워야 한다. 자꾸 물어보고 직접 해보고 배우고 또 배우다 보면 우하하~ 웃음을 터뜨리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세 번째는 ‘자신의 취미 생활에 스마트폰을 활용하기’이다. 사진, 그림 그리기, 등산 등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을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계를 이용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즐기고 소통할 수 있다. 찍은 사진을 카톡을 통해 자식들과 손주들에게 보내고,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인스타그램을 통해 교류해보라. 그러면 자신감을 더욱 갖게 되고 가족들과의 관계도 훨씬 좋아질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카톡,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이용할 때는 개인정보 보호와 올바른 사용법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과도한 사용으로 눈을 무리하게 하거나, 밤늦은 시간 내지 새벽 시간을 피해서 사용하는 것 좋다. 특히 가짜뉴스를 잘 구별하고 유포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미디어의 올바른 이용을 위해서는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학습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버킷리스트(소망목록) 중의 하나로 ‘스마트한 노인되기’를 넣으면 어떨까요?

 

김창규 대구중구노인복지관장·행정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