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규의 노년알쓸신잡]⑬노년과 일
[김창규의 노년알쓸신잡]⑬노년과 일
  • 시니어每日
  • 승인 2023.12.0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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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에 있는 감삼경로당 2층 '백세봉제' 작업장에서 노인일자리 참여자 어르신이 재봉틀을 사용해 앞치마, 복조리파우치를 만들고있다. 도창종 기자
대구 달서구에 있는 감삼경로당 2층 '백세봉제' 작업장에서 노인일자리 참여자가 앞치마, 복조리파우치를 만드는 모습.  대구중구노인복지관 제공

노인이 되면 필연적으로 오는 괴로움, 불편함이 있다. 흔히 노인 4고(苦)-빈고(貧苦), 병고(病苦), 소외고(疏外苦), 무위고(無爲苦)-라 한다. 그 첫 번째는 경제적 어려움(貧苦)이다. 일반적으로 60~65세에 이르면 정년퇴직하게 되고, 일이 없어지고 정기적인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서서히 어려움을 겪게 된다. 두 번째는 몸의 질병(病苦)이다. 모든 사람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몸에 병이 하나둘씩 발생하고 늘어난다. 보건의료연구원의 연구에 의하면, 노인들의 다약제(5개 이상 약물)와 부적절한 약물 복용자가 매년 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더욱이 활동이 줄어들기 때문에 몸의 노화가 더 빠르게 일어난다. 세 번째는 외로움(疏外苦)이다. 직장이나 일을 가지고 있을 때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졌지만 퇴직하게 되면서 인간관계는 서서히 줄어들게 된다. 급기야 경제적 어려움과 성격적인 특성, 질병 등으로 사람들과의 단절 등으로 소외고를 겪게 된다. 마지막으로 할 일 없음(無爲苦)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졌고, 몸에는 병이 하나둘 일어나고, 마음도 외로워진다. 그런데 아무런 할 일마저 없다면 더욱 괴로운 노년을 보내게 된다는 것이다.

노인의 4고 해결 방법

퀴즈를 내어보자. 위에서 나열한 노인이 되면 오는 4고 가운데 가장 먼저 발생한 괴로움은 무엇일까요?…다수가 빈고(貧苦) 즉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는 답은 무위고(無爲苦)이다. 퇴직이나 일을 그만두었기 때문에 소득이 줄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일이 없고, 소득이 줄어들면 사람들과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단절되거나, 스스로 위축되어 사람들을 멀리하게 된다. 이렇게 인간관계가 좁아지면서 활동이 줄고 마음이 위축되고, 외로움이 깊어지고 급기야는 몸과 마음의 병에 이르게 된다. 결론적으로 노년을 괴롭게 하는 출발은‘할 일 없음’이고, 무위고로 일어나는 도미노 현상이라 볼 수 있다.

청춘을 돌려다오. 그렇다면 다시 청춘을 찾기 위해서는 어떤 묘법이 있을까? 먼저 일을 가지게 되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일하기 위해 집을 나서서 심신이 건강해지고 질병은 줄어든다. 또한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으니 외로움은 줄고 기쁨은 늘어나게 된다. 일, 역할 없음이 만병의 근원이라면, 일을 가짐이 만병의 특효약이 되는 셈이다. 살아가는 데는 꾸준한 일할 수 있는 생업, 즉‘항산(恒山)’이 있어야 항상 변치 않는 믿음‘항심(恒心)’이 생긴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일이 있어야 한다.

노인일자리 사업의 유형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노인의 대표적인 일자리는 2004년도부터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이다. 다른 노인일자리는 공공영역에서의 단기 일자리나 노동시장에서 형성되는 기업이나 사적인 일자리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찾아봐야 한다. 이 지면에서의 노인일자리는‘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에 대한 이야기다. 정부 노인일자리는 크게 공공형, 사회서비스형, 민간형으로 구분한다. 공공형은 공익활동 유형으로 노인이 자기만족과 성취감 향상 및 지역사회 공익증진을 위해 참여하는 봉사활동 성격이다. 노노케어, 취약계층지원, 공공시설봉사, 경륜전수 활동 등으로 월 27만원의 활동비가 지급된다.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노인의 경력과 활동역량을 활용하여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영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로 근로 성격이다. 일자리 유형은 가정 및 세대 간 서비스, 취약계층 전문서비스, 공공전문서비스 등으로 월 60여 만 원의 활동비 지급과 의료보험 혜택이 주어진다. 민간형 일자리는 시장형 사업단, 취업알선형, 시니어인턴십, 고령자친화기업의 유형이 있다. 이 중 시장형 일자리는 월 27여 만 원의 활동비가 지원되며 연중 일자리다.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함으로써 나타난 효과를 알아보자. 사회적 효과로는 의료비가 연간 90억 원 절감됐고, 개인적 효과에 있어서 월 소득 증가, 의료비 절감, 우울 수준 감소, 자아존중감 증가, 삶의 만족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노년기 일은 노년기 삶의 보람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다. 자세한 노인일자리 참여 문의는, 구·군별 주민센터나 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등의 노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에 하면 된다. 모집 기간은 구·군별 수행기관에 따라 다르나 12월부터 접수하며, 1월 중순부터 활동하게 된다. 되도록 해당 거주지 구·군과 수행기관에 문의·활동하는 것이 유리하다.

 

김창규 대구중구노인복지관장· 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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