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지인으로부터 카톡 하나 날라 왔다. “노년을 아름답게 살자”라는 고백적인 글이었다. 담백하고 마음에 와닿는 글이어서 여러분들과 공유하면 좋겠다 싶어 작자미상의 글을 소개한다.
“어느 날 문득, 노년을 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머리카락은 희끗희끗 반백이 되어 몸은 생각같이 움직이지 않고 자신의 키보다 훨씬 커버린 아들은 회사에 출근하고 어느새 딸들은 결혼하여 엄마가 되어 있다. 영원히 함께 있을 것 같았던 아이들은 하나둘 우리들의 품을 떠나가고, 백 년을 함께 살자고 맹세했던 부부는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어쩔 수 없이 늙어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노년을 보낸다.
가족을 너무 의지하지 마라, 그렇다고 가족의 중요성을 무시하라는 것은 아니다. 움직일 수 있는 한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의지하는 건 절대 금물이다. 자신의 노년은 그 누구도 대신해 주지 않는다. 자신의 것을 스스로 개발하고 스스로 챙겨라.
자식들에게 너무 기대하지 마라. 자식에게서 받은 상처나 배신감은 쉽게 치유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를 만족시켜 주는 자식은 그렇게 많지 않다. 기대가 큰 자식일수록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자식들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간섭하지 마라. 자식들은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따로 있다. 도를 넘지 않는 적당한 관심과 적당한 기대가 당신의 노년을 평안과 행복의 길로 인도할 것이다.
당신이 진정으로 후회 없는 노년을 보내려거든 반드시 한두 가지의 취미 생활을 가져라. 산이 좋으면 산에 올라 세상을 한번 호령해 보고 물이 좋으면 강가에 앉아 낚시해라. 운동이 좋으면 어느 운동이든 땀이 나도록 하고 책을 좋아하면 열심히 책을 읽어라. 글을 쓰라. 인터넷을 좋아하면 정보의 바다를 즐겁게 헤엄쳐라. 좋아하는 취미 때문에 식사 한 끼 정도는 걸러도 좋을 만큼 집중력을 가지고 즐겨라. 그 길이 당신의 쓸쓸한 노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중요한 비결이다.
‘악처가 효자보다 낫다’는 옛말은 참고할 만하니 식어가는 부부간의 사랑을 되찾아 뜨겁게 하라. 이 나이는 사랑보다 겹겹이 쌓인 묵은 정으로 서로의 등을 씻어 주며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도 자식들을 가까이에 두며 친척들은 멀리하지 말고 진정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함께 할 벗이 있다면, 당신의 노년은 화판에 그려진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피어날 것이다. 계절마다 지나간 청춘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지만 가슴속에 청춘은 영원히 늙지 않으리라…!”
자신의 노년을 가족과 자식에게 의지하지 말고 자신만의 취미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발하고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메시지이다.
다음 소개하고자 하는 글은 미국 언론인 데이비드 본 드렐리가 쓴“내가 찰리에게 배운 것들”이라는 책이다. 가난과 좌절, 비극과 상실감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 109세까지 살며 천수를 누린 미국 의사 찰리 화이트(1905~2014)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이다. 109세에 죽음을 예감한 찰리가 메모지 한 장을 남긴다. 그 메모지에는 자신의 인생철학을 정리한 짧은 명령문이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다.
"자유롭게 생각해라. 인내심을 연습해라. 자주 웃어라. 특별한 순간을 마음껏 즐겨라. 깊이 느껴라. 기적을 알아차려라. 해내라. 때로는 부드러워져라. 필요하면 울어라. 가끔은 실수해라. 실수에서 배워라. 열심히 일해라. 기쁨을 널리 퍼뜨려라. 기회를 잡아라. 경이로움을 즐겨라.”
이 책에서도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라고 명령한다.
시몬드 드 보부아르가 말한다. “노년이란 나이가 들어 늙은 시기를 말하며, 나이를 먹어서 늙는다는 것은 한창때를 지나 쇠퇴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쇠퇴란 절정에 다다르고 나서야 이루어진다. 그러면 쇠퇴하기 전의 상태인 절정의 위치란 어디를 말하는 것이며, 그리고 그것을 누가 정하는가?”
김창규 대구중구노인복지관장·행정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