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길 수난, 관할 지방자치단체 관심 절실
맨발 길 수난, 관할 지방자치단체 관심 절실
  • 최종식 기자
  • 승인 2023.06.25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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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 꽃길에 조성된 맨발 길
지자체 관심 절실한 시점
황토 맨발 길로 재정비 요망
매실 가로수 관리 대책 마련도 시급
바닥이 고르지 못해 울퉁불퉁하고 마사토 알갱이로 걷기에 불편한 지금의 길.  최종식 기자
바닥이 고르지 못해 울퉁불퉁하고 마사토 알갱이로 걷기에 불편한 지금의 길 모습이다. 최종식 기자
조성 당시 맨발 걷기에 알맞게 조성된 길의 모습이 지금과 비교된다. 최종식 기자
조성 당시 맨발 걷기에 알맞게 조성된 길의 모습이 지금과 비교된다. 최종식 기자

맨발걷기 좋은 길이 수난을 겪고 있다. 이 길은 대구광역시 달서구와 달성군 다사읍을 잇는 강창교와 달성군 다사읍 매곡리와 세천리를 잇는 세천교 사이에 조성된 편도 2.1km의 ‘금호강 꽃길’이다. 
2022년 개통된 지 약 1년 2개월 만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으로 길 옆에는 철따라 장미꽃, 백일홍 등이 피어 그야말로 아름다운 꽃길이 되어 왔다. 길옆에 심겨진 매실나무도 크게 자라 탐스런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행인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길은 조성 당시에는 맨발로 걷기에 알맞게 조성되어 발이 아프지 않을 정도로 쾌적한 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바닥이 고르지 못하고 울퉁불퉁하며 마사토의 굵은 모래로 인해 발바닥이 아프고 걷기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매곡리에 사는 유장열(58)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길의 이용객은 평일 하루에 수백 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하루빨리 쾌적한 맨발 길로 개선되어 주민들의 불편이 해소되었으면 한다. 세족장을 아래 쪽에 하나 더 설치해 주고 울퉁불퉁한 길은 평탄 작업을 하되, 다른 지역처럼 황토를 깔았으면 좋겠다. 예산이 부족하면 연차적으로 하든지 군데군데 일부분씩 끊어서 하든지 묘책을 강구했으면 좋겠다.”

세족장 주위 마구 버려진 매실들이 썩어가고 있다. 최종식 기자
세족장 주위 마구 버려진 매실들이 썩어가고 있다. 최종식 기자

요즘은 과일수확기가 되어 길가에 심겨진 매실나무의 과실이 노랗게 익었다. 과실 무단 채취에 대한 제보를 받고 본 기자가 현장에 나가보니 밤낮으로 불법으로 매실 따는 사람들로 들끓었다. 심지어 가족 단위로 나와 대형 비닐을 깔아놓고 장대로 마구 떨어가는 비양심적인 사람도 있다. 그로 인해 나뭇가지가 꺾이고 떨어진 과실이 길가에 널브러져 있어 보기에도 흉했다.

몰지각한 주민들이 매실을 따고 있다. 최종식 기자
몰지각한 주민들이 매실을 따고 있다. 최종식 기자

문제는 이러한 불상사가 일어나도록 방치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이다. 주야로 불법 털이가 자행되는데도 전혀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주민들의 전화가 빗발치니 현수막을 몇 군데 걸어둔 게 전부라고 주민들은 불평한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되고 운영되는 금호강 꽃길에 마련된 맨발걷기 좋은 길. 시민의 건강을 위해 조성된 취지 그대로 지자체는 관리에도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이 좋아하는 맨발걷기 길이 관리 부실로 망가지고 있다.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맨발 길이 처음 아름다운 모습을 찾아가길 바란다. 지자체의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