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분교, 지방초등학교 졸업식에 가다
시골 분교, 지방초등학교 졸업식에 가다
  • 이배현 기자
  • 승인 2023.02.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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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라는 졸업식 노래 대신
가수 015B의 '이젠 안녕' 이 졸업식 노래로 울려 퍼졌다
곽상훈 월항초등학교장이 제86회 졸업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배현 기자
곽상훈 월항초등학교장이 제86회 졸업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배현 기자

전교생 수가 50명인 시골 초등학교 졸업식이 열렸다. 경북 성주군 월항초등학교(교장 곽상훈)는 10일 제86회 졸업식을 개최하고 8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이번 졸업식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졸업생 가족만 초청하여 진행되었다. 규모는 작지만 학생, 가족, 교사가 하나로 어우러진 알찬 졸업식이었다.

올해 졸업생은 8명(본교4, 지방분교4)이고 입학생은 4명(본교3, 지방분교1)이다. 이로써 2023년도 월항초등학교 학생 수는 46명으로 본교 31명, 지방분교장 15명이 되었다.

강달수 지방초등학교 총동창회장(제23회 졸업)이 졸업식후 가진 인터뷰에서 크게 웃고 있다. 이배현 기자
강달수 지방초등학교 총동창회장(제23회 졸업)이 졸업식후 가진 인터뷰에서 크게 웃고 있다. 이배현 기자

곽상훈 교장은 “학생 수는 적지만 대도시 학교보다 더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하는 학사를 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하고 “성주군 유일의 벽지 학교인 지방분교장이 역사와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학부모, 동문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해 4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월항초등학교 지방분교는 1943년 4월 1일 개교하였다. 2015년 75회 졸업식을 마치고 2016년 3월 월항초등학교 분교장으로 편입되었다. 75회 3,669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문을 닫은 것이다.

지방초등학교도 한때는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베이비 붐 세대가 초등학생이던 7~80년대에는 12학급에 720여 명이 붐비던 학교였다. 그 많던 아이들은 다 어디 가고 ‘분교장이라도 남아 있어야지’ 하며 15명의 학생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졸업식 노래로 015B의 ’이젠 안녕‘을 합창하고 있다. 이배현 기자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졸업식 노래로 015B의 ’이젠 안녕‘을 합창하고 있다. 이배현 기자

강달수 지방초등학교 총동창회장(23회)은 “720여 명의 학생이 북적이던 지방초등학교가 전교생 15명의 분교장이 된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곽상훈 교장 선생님과 교사들이 똘똘 뭉쳐 많은 성과를 내고 있으니 우리 동문도 모교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양한 영상과 IT 기술을 활용하고, 학생·학부모가 함께 어우러진 멋진 졸업식은 ‘졸업식 노래’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라는 노래가 나올 줄 알았는데 가수 015B가 부른 ’이젠 안녕‘이라는 노래가 강당에 울려 퍼졌다.

행사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던 이O석 지방분교 졸업생은 “정든 학교를 떠나 새 출발을 한다니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며 “자랑스러운 월항초등학교 지방분교 졸업생임을 잊지 않고 중학교에 가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졸업생들이 행사 후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배현 기자
졸업생들이 행사 후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