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우리의 풀꽃
대구시 북구 함지산에도 봄은 무르익었다. 봄의 향기에 취해 함지산에 오른다. 거기에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야생화들이 문득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심코 지나쳐 버린 들꽃들이 배시시 웃음지으며 예쁘게 자리잡고 있다.
문득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생각나게 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그렇다. 어린 시절 항상 우리 곁에 있었던 야생화들이다. 도회지 생활에서 외래종 꽃들의 화려함에 밀려나 어느새 우리 곁을 떠나간 꽃들이다. 꽃들이 떠나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야생화를 잊고 있었다.
미안함이 밀려온다. 언제부터 우리가 그렇게 화려해졌던가. 황혼의 인생길을 걷고 있는 지금이라도 그들을 발견한 것에 무척 고맙고 반갑다. 이제라도 들에, 산에 핀 야생화를 사랑하고 그들과 같이 이 봄을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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