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3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정월 대보름 이야기]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정월 대보름, 내년에는 꼭 찾고 싶다(93) [정월 대보름 이야기]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정월 대보름, 내년에는 꼭 찾고 싶다(93) 할머니는 그때 까닭 없는 바람이 불어 든다 생각했다. 바람이 스친 눈꺼풀 위로 쓰잘데기(‘쓰잘머리’의 방언)없는 눈물이 솟는다는 느낌이다. 눈에 티가 들어가지 않음에도 절로 눈물이 솟는 것만 같다. 눈물 사이로 어느 해 정월 대보름을 넘겨 돌덩이같이 굳었던 음식을 이빨로 녹이던 때가 아련하게 보인다. 오늘도 그날만 같아 촉촉하게 이슬이 눈가로 맺힌다. 암울했던 기억을 더듬는데 또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 든다는 느낌이다. 비를 품은 무거운 바람, 새털처럼 가벼운 바람, 훈기를 품은 봄날의 따스한 바람, 살을 에는 초겨울의 차가운 바람, 가정-생활 | 이원선 기자 | lwonssu@hanmail.net | 2022-12-05 10:32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정월 대보름, 내년에는 꼭 찾고 싶다(15)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정월 대보름, 내년에는 꼭 찾고 싶다(15) 방안은 낮임에도 불구 저승사자의 검은 망토 같은 어둠이 낮게 깔려있었다. 할머니가 방문을 열자 밀려든 바람결에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었다. 씻김굿의 저승길 같은 춤사위 같고 먹이를 눈앞에 둔 살모사의 검붉은 혓바닥처럼 날름거린다. 옷고름을 풀어 버드나무의 잔가지처럼 낭창거리는 딸의 목을 칭칭 감아 동여맨 것 같았다. 사형대 위에서 깃대가 내려지기를 기다리는 형 집행관처럼 대들보에 걸어서 힘을 다잡을 기세다. 그 아래로 깔리 듯 누운 딸은 저항은커녕 바람이 잔 풀잎처럼 희미한 미동도 없다. 개구쟁이가 손아귀에 든 개구리를 땅바닥에 패 가정-생활 | 이원선 기자 | lwonssu@hanmail.net | 2021-06-07 10:00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정월 대보름, 내년에는 꼭 찾고 싶다(5)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정월 대보름, 내년에는 꼭 찾고 싶다(5) 그때 무당은 일명 '손풀이' 굿을 펼치고 있었다. 빗갓을 깊숙이 눌러쓰고 울긋불긋한 무복 위로 허리에는 호수 띠를 둘렀다. 방울을 흔들고, 때로는 칼을 들어 휘두르고, 삼지창을 내지른다. ‘청,백,황,홍,흑’의 오방색 깃발을 들고 눈이 부시도록 뱅글뱅글 돌아간다. 그 와중에도 중간 중간 “어~허 부정타”와 “어~허 정성이 부족타. 정성이 부족해”란 추임새를 넣는 등 흥을 빠뜨리지 않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대단한 구경거리를 앞에 두고 흥분했던 구경꾼들은 찬물세례를 맞은 듯 조용하게 입을 다물었다. 반면에 할머니는 치맛말기를 뒤적거려 가정-생활 | 이원선 기자 | lwonssu@hanmail.net | 2021-03-29 10:00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