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상주고을 골목투어
옛 상주고을 골목투어
  • 김항진 기자
  • 승인 2019.04.2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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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상주성 감옥 터. 천주교 박해시대 신자들을 가두었던 곳을 돌아보다.

상주는 한국의 중심, 한국 여행의 중심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여행상품 개발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대구를 예로 들어보자. 대구에는 '대구 중구 골목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한국관광의 별과 대한민국 대표 관광명소 100선에 선정되었으며, '근대로(路)의 여행'이라고 안내된다.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현장을 찾는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상주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모습이 있지 않을까? 오늘은 상주 골목투어를 하기로 했다. 상주읍성 서문, 왕산, 상주읍성 북문, 향청, 상주읍성 동문, 상주읍성 남문, 감옥터를 거쳐 회관으로 다시 돌아오는 골목길 투어 코스를 정하였다.

먼저 상주읍성 서문으로 갔다. 서문 로타리 일원에 있었던 상주읍성 서문은 '진상문' 이라고 편액 명칭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작년에 박물관에서 아주 소중한 상주 읍성의 사진을 구하였다. 사진을 보면 문루의 건축 양식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홑처마 팔작 지붕이고 정문 앞쪽에는 해자를 이용하다 매몰한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가 지금 서문로타리라고 부르는 것은 옛 상주읍성의 서문이 있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상주 서문터를 지나 현재는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석각 천인상이 원래 자리하였던 곳을 찾아갔다. 이곳에 용화전이 있었는데 우물이 누각과 함께 있었다. 현재 이곳의 위치는 상주축협 남성지점 부근인데 주춧돌 같아 보이는 큰 돌이 지금도 남아 있다. 이곳이 '천인상'이 있었던 곳이라고 '표지석'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이곳을 돌아 보면서 상주문화와 관련하여 이희영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보은 분으로 상주에서 문화원장, 경북도 교육위원, 옛 상주대 이전 등 상주의 발전을 위한 애쓰셨는데 그분의 업적이 잊혀져 가는 것 같아 아쉬웠다.

상주 왕산으로 갔다. 상선약주터를 지나 백우정 정자에 올랐다. 추광엽씨의 상주 왕산 복원에 얽힌 이야기도 들었다. 새로 세운 풍영루에 올랐다. 역사적인 고증 문제는 아쉬웠다. 복룡동 석조 여래좌상을 만났다. 보물 제119호다 편안한 모습이 친근감을 더한다. 상주 왕산 장원봉에 오른다. 삼악으로 둘러 쌓인 상주에서 큰 인물이 나는 것은 이 장원봉의 덕분일까?

불과 몇 십년 전 까지만 해도 이곳 왕산 정상에는 소방서의 철탑이 있었고 여기서 시간을 알려 주기도 했단다. 때로는 식전에 큰 목소리로 “서보 봇도랑 치러 나오시오. 수금포(삽)를 가지고” 라고 외치기도 했단다. 그런 이야기가 짠하게 가슴을 적신다. 위암 장지연 선생님의 “이날에 목노아 우노라” 사설을 살펴본다. 58세를 사셨다. 그 옆에 괭댕이 덩굴이 나 있다. 이 덩굴을 말려 담배 곰방대를 후볐다고 한다

백우정 정자에서 옛날 2개의 노인회가 유지되고 왕산이 어렵게 지켜진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복원한 금도랑가를 걸었다. 상주 서보에서 이곳으로 연결된 수로다.

왕산 주변에는 오래 전에 문화원, 소방서, 버스터미널, 상선주조장 등이 있었다. 상산주조장에서는 약주를 제조하였다고 한다.

왕산을 내려와 현무문이라고 불렸든 상주읍성 북문터를 확인하였다 정면3칸 측면 2칸의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건립되었는데 왕산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다. 

향청에 갔다. 향청은 대체로 고려말이나 조선초기에 세워졌는데 상주 향청은 16세기경에 세워졌다고 한다. 당시 상주 유지들이 이곳에서 여론을 형성하고 일정한 세력을 유지했으리라.

영남에서는 상주에 처음으로 백화점이세워졌다고 한다. 미나까이는 예전 우체국 건물이 있던 곳인데 새로운 감회를 느꼈다.

예전의 동남상회와 건어물 도가는 경상북도내에서는 가장 큰 도매상가였다고 한다. 상주읍성 동문터를 확인한 후, 성터를 표시한 대로 길을 걸었다. 역사의 숨길을 느껴진다. 상주성 감옥터를 방문했다. 이곳은 옛날 우시장 터였다. 어릴적 시골에서 아버지가 송아지를 팔러 장에 오실 때면 송아지를 몰면서 따라온 기억이 새롭다. 이곳은 천주교 안동교구에서 박상근 마티아 순교 성지로 복원한 곳이다.

이곳을 살펴보니 상주에서 오래된 퇴강 성당이 떠오른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리 고장의 모습에 숙연해진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상주 골목투어가 묵직한 기분으로 끝을 맺었다. 우리 선조께서 물려주신 많은 소중한 것을 부디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게 물려 주어야 할 텐데..

옛 상주성 감옥 터. 천주교박해시대 신자들을 가두었던 곳. 상주시 남문시장 골목통로에 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