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에 둥지 튼 천연기념물 정이품송 (正二品松) 장자목 (長子木) 눈길 끌어
올림픽공원에 둥지 튼 천연기념물 정이품송 (正二品松) 장자목 (長子木) 눈길 끌어
  • 박미정 기자
  • 승인 2023.07.2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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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림픽공원, 정이품송 후계목 장자목
서울 올림픽공원의 정이품송 장자목. 박미정 기자
서울 올림픽공원의 정이품송 장자목. 박미정 기자

 

조선 세조임금이 속리산 법주사에 행차할 당시, 소나무 가지에 임금이 탄 연(輦-가마)이 걸려 갈 수 없게 되자 스스로 가지를 들어 올려 연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해 세조로부터 정이품이라는 벼슬이 내려진 천년기념물 제103호, 정이품송이 속리산에 있다. 그 소나무도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솔잎혹파리'라는 병해풍과 낙뢰, 태풍에 가지가 꺾이는 등 기품있고 우아했던 제모습을 잃었다. 

아름드리 장자목이 멋스럽다. 박미정 기자
아름드리 장자목이 멋스럽다. 박미정 기자

 

조선시대 고위 관직인 정이품이라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이 이 나무를 영원히 남기기 위한 후계목, 즉 아들 나무를 만들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전국에서 이름난 소나무 중 425개체를 선정해 이중 가장 뛰어난 강원도 삼척의 소나무 중 5개체를 선정해 2001년 '정이품송 혈통보존을 위한 혼례식'을 치뤘다. 

장자목 안내판. 박미정 기자
장자목 안내판. 박미정 기자

 

결혼방식은 인공교배를 통한 부계(정이품송 목)에 의한 혈통계승, 즉 아버지 나무인 정이품송의 혈통을 이어 받은 나무를 만들었다. 신랑측 혼주는 보은군수, 신부측 혼주는 삼척시장으로 진행되었다. 인공교배는 2001년 4~5월까지 화분채취 및 가루받이를 하고, 2002년 5월에 수정을 한 후 그해10월에 종자 채취에 성공해 2003년에 파종했다. 

올림픽공원은 세계적인 조각공원 중의 하나이다. 박미정 기자
올림픽공원은 세계적인 조각공원 중의 하나이다. 박미정 기자

 

이러한 과정을 거쳐 5그루의 나무가 탄생하게 되었는데, 2009년 3월경에 올림픽공원, 세조의 능침인 광릉, 지금도 '홍릉'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청량리 소재 국립산림과학원, 청와대 및 남산에 각각 한 그루씩 식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