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짝, 발가벗다
문짝, 발가벗다
  • 장명희 기자
  • 승인 2022.10.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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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인 인테리어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문짝
나무에 걸터앉은 문짝. 장명희 기자

한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짝은 보기만 해도 운치가 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웃풍을 방지하기 위해서 새롭게 문풍지를 바른다. 한지는 여러 방식으로 수백 번 장인의 손을 거쳐서 한 장의 종이가 탄생한다.

문풍지는 유리창 문보다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통풍이 잘되어서 시원하다. 과거에는 우리 선조들이 냉난방 기구가 없이도 잘 견딜 수 있었던 것은, 한옥이 가지고 있는 특이한 장점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문풍지를 바를 때 유리 조각을 하나 끼워 넣고, 고운 가을 단풍을 말려서 넣으면 일년내내 계절의 멋을 즐길 수 있다. 유리 거울은 방안에서 바깥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소통의 장이다. 거울의 좁은 공간에서 먼 산 짙푸른 풍경과 마음을 열 수 있는 따뜻함이 묻어 있다.

요즈음은 문짝을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우리 선조들의 멋과 지혜가 숨어 있다. 아기자기한 멋은 소박하고, 서민적인 우아함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 같다. 거실에 현대적인 실내장식보다 옛 전통의 멋을 살려 문짝으로 고유의 아름다움으로 분위기를 살렸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