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절아카데미, 전통 혼례 '납폐· 폐백 강의와 시연'
한국예절아카데미, 전통 혼례 '납폐· 폐백 강의와 시연'
  • 전태행 기자
  • 승인 2022.04.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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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살 수 있는 것은 몸속 뿌리 깊게 자리 한 정신 유산

대구 반월당 약전골목(중구 남성로35, 3층)에 위치한 (사)한국예절아카데미에서 지난 4월 21일 목요일 우리 고유문화인 혼례 중 납폐와 폐백에 대한 강의와 시연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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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가 신부을 맞아 드린다.    전태행기자

강의와 시연은 하경옥 강사가 절차에 따라 진행했으며, 혼례 순서는 의혼(議婚) 납채(納采) 납폐(納幣) 예식(親迎) 순으로 수강생들이 시연했다.

납폐는 신랑 측에서 신부 측으로 혼인을 허락한 데에 대한 감사의 선물을 보내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함 보내기라고 한다.예물은 주로 비단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채단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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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옥 강사가 신랑 신부를 맞이하여 절 시킬 준비하고 있다.   전태행기자

채단의 포장에서 함 속에 넣는 주머니 속 내용물에도 의미가 있다. 동쪽에는 청(靑)색 주머니에 목화씨를 두어 자손 번창 화목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남쪽에는 홍(紅)색 주머니에 붉은팥을 넣어 혼인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가정에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 중앙에는 황(黃)색 주머니에 노란 콩을 넣어 마음이 평온하고 부귀를 누리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고, 서쪽에는 흰(白)색 주머니에 향을 넣어 훌륭한 가정은 자신의 희생도 필요하다는 가르침을 담았다. 그리고 북쪽에는 검은(黑) 주머니 에 차 씨를 넣어 지조를 지키고 올곧은 가정이 되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렇듯 우리 조상들은 며느리에게 선물을 주는 것조차 아끼는 마음을 담아 건네주었다.

혼서(婚書)의 내용에는 예비 시어른께서 예비 며느리를 얼마나 귀하게 대하고 가족으로 맞이하였는지를 글로 남겨둔 것이다. 바쁜 사회에 사는 현대인들이 집안 정리하다 시집올 때 장 속에 꼭꼭 숨겨둔 납폐 서에 적힌 종이의 그 글귀가 얼마나 본인을 귀하게 생각한다는 존중의 의미가 담긴 글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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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들의 시연 마치고 기념 촬영한다   전태행기자

폐백(弊帛)을 올리기 직전, 시부모를 뵙고 인사를 드리는 현구고례(見舅姑禮) 시연에서 며느리가 처음 뵙는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께 예를 다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수강생 김기선(74)씨는 "인륜지대사라고 하는 혼인은 어른이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식이 부모님을 공경하는 마음이 합해져 바삐 움직이고 첨단을 걷는 세상에서도 꼭 마음만큼은 지키고 가져가야 할 우리의 중요한 정신 유산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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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를 맞아 드리기위한 예의 절차를 낭독한다 .  전태행기자

하경옥 강사는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고 해도 바뀌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분명 만질 수 있거나 눈으로 보이는 형태의 것이 아니라 예로부터 내려오는 우리 민족의 정신 유산이다."라며,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성장하고 잘 살 수 있는 것은 우리 몸속에 뿌리 깊게 숨어있는 정신 유산이다.” 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인들에게 전통과 예절은 우리 정신을 더 바르게 우리를 더 존중하고 위와 아래가 충분히 힘을 합쳐 더 큰, 힘 있는 사회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전통예절 교육에 본래의 뜻이다"라고 강조했다.

수모가 신부 머리 단장하고 있다.   전태행 기자
수모가 신부 머리 단장하고 있다. 전태행 기자

(사)한국예절아카데미 하반기 수강생 모집은 수시로 하며, 자세한 내용은 전화(☎️053-257-6878)로 문의하고 방문 접수하면 된다. 개강은 8월 17일 이고, 관 · 혼· 상· 제례 인성 예절, 복장 예절 등 강의는 20회 차로 진행된다. 이외에도 한문 교실, 붓펜 교실, 다도 교실, 스마트폰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이 실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