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벽돌집이 아름다운 가실성당
붉은 벽돌집이 아름다운 가실성당
  • 박미정 기자
  • 승인 2022.04.15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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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병원건물로
쓰였던 가실성당,
영화 '신부 수업'의 촬영지로도 각광받아
계단 위 가실성당이 아름답다. 박미정 기자
계단 위 가실성당이 아름답다. 박미정 기자

 

12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가실성당은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낙산리에 위치하고 있다. 한 때는 지역 명칭에 따라 낙산성당이라고 불렀지만 지금은 마을의 명칭인 가실성당으로 불리고 있다. 

가실성당 내부 모습. 박미정 기자
가실성당 내부 모습. 박미정 기자

 

가실 본당은 경북지역 초기 본당중의 하나로 대구대교구 소속이며 설립일은 1895년이다. 주보는 성녀 안나이다. 또한 현재의 위치에 자리잡은 이듬해인 1896년 '조불통수호조약'으로 조선에 천주교가 수용이 되었다. 이는 이전까지 박해받던 시기를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었던 시기로, 현재의 성당 건물은 일제강점기 당시에 세워진 신고딕 로마네스크 양식이다. 설계자는 프랑스인 Victor Tourneux (박도행) 신부로 계산성당을 비롯해 1896년부터 1925년까지 30년간 한국의 모든 성당을 거의 설계했다. 가실성당의 공사는 중국 기술들이 했는데 벽돌은 현장에서 구워서 썼다. 한국전쟁 당시 이곳 낙산 지역에 전투가 심했는데도 가실성당이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던 것은 전쟁 당시 양측 군인이 이곳을 병원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가실성당에 봄날이 간다. 박미정 기자
가실성당에 봄날이 간다. 박미정 기자

 

가실성당의 입구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순교자의 비다. 이 기념비는 성당 터에서 살았던 실학자 성섭 가문을 기리고 있다. 성섭의 증손자인 성순교는 1861년 경신박해 때 상주에서 순교했으며, 기념비의 옆으로는 성인요셉과 마리아, 그리고 예수와 함께 서 있는 동상이 경건한 모습을 보여준다. 

가실성당 본당과 사제관은 그 종교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3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48호로 지정되었다.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로 이 시기에 세워진 여느 성당과는 달리 붉은 색과 회색 벽돌이 적절히 혼합된 아름다운 건물이다. 

동물 속 야외 제대와 성모상이 보인다. 박미정
동물 속 야외 제대와 성모상이 보인다. 박미정

 

가실성당의 전면목은 이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내부에 있다. 천정은 목재로 틀을 하고, 회반죽을바른 아치형이다. 또한 바닥이 온돌로 되어있어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안나상이 있으며, 이 안나상은 건축 당시 프랑스에서 제작된 것을 수입해 온 것이라고 전한다. 안나가 어린 마리아에게 책을 읽어 주는 형상을 하고 있다. 풍경이 아름다운 가실성당은 2004년  영화  '신부수업'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가실성당 성가정상. 박미정 기자
가실성당 성가정상. 박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