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송을 만나다
구절송을 만나다
  • 김정호 기자
  • 승인 2021.10.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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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무동 감태봉의 명물 구절송
봉무공원 안내도. 김정호 기자
봉무공원 안내도. 김정호 기자

가을빛이 서서히 물들어 가는 일요일, 마음먹고 아내와 함께 대구시 동구 봉무공원을 찾았다. 오랫동안 주저하고 있던 감태봉 구절송을 만나기 위해서다.

봉무공원 단산지를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산책로를 잘 조성해 놓았다. 산책로 중간쯤에서 산에서 내려오는 젊은 부부를 만났다. 구절송 가는 길을 물으니 상세히 가르쳐준다.

구절송 가는 길 이정표. 김정호 기자
구절송 가는 길 이정표. 김정호 기자

사실 오래 전에 친구들과 같이 구절송을 보았었다. 그러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정표를 보니 단산지에서 체육공원까지 1km, 체육공원에서 구절송까지 2.4km라고 안내하고 있다. 꽤 먼 거리다.

능선을 잇는 나무 계단. 김정호 기자
능선을 잇는 나무 계단. 김정호 기자

드디어 감태봉 쪽으로 방향을 잡고 산을 오른다. 물어물어 체육공원에 도착한다. 노인에게 구절송 가는 길을 물어 다시 확인하고 들메끈을 조인다. 얼마 가지 않아 첫 난관을 만난다. 대구 4차 순환도로 공사 현장이 나온다. 도로는 터널로 되어 있으나 이 능선과 저 능선을 연결하는 계곡에 나무로 된 계단이 나온다. 내려가는 계단 87개, 다시 올라가는 계단 148개, 도합 235개의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 구절송 가는 길은 비교적 괜찮은 평탄한 길이다. 그러나 산길은 산길이다. 경사도가 점점 심해지고 숨은 가빠온다.

소나무 연리지. 김정호 기자
소나무 연리지. 김정호 기자

오르다가 잠시 다리쉼을 하며 천천히 오른다. 중간 지점에서 소나무 연리지를 만난다. 연리지를 만나면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사진 한 컷 찍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얼마 가지 않아 또 기이한 소나무를 만난다.

기이한 소나무. 김정호 기자
기이한 소나무. 김정호 기자

가지를 옆으로 펼친, 마치 지나는 길 손 쉬어가라고 손짓하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나온다.

땀 한번 흠뿍 흘리고 산을 오르니 감태봉 능선길이 나온다. 조금만 더 가면 구절송이 있단다. 발걸음이 빨라진다. 드디어 구절송을 만났다.

구절송. 김정호 기자
구절송. 김정호 기자

구절송九節松을 어떤 이는 구지송九枝松이라고도 하지만, 정식 명칭은 구절송이다. 한 뿌리에서 아홉 개의 가지가 나란히 자란 소나무다. 수령樹齡은 약 10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니 반갑다. 아내와 기념사진을 찍고 가까운 곳에 있는 구절송 전망대로 향한다.

구절송 안내판. 김정호 기자
구절송 안내판. 김정호 기자

맑은 날씨 탓에 대구시 동구 방면 전망이 시원하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팔공산 방면 전망대도 절경을 보여주고 있다. 대구 근교에 이런 절경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안고 하산 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