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촌 입추(立秋)
강촌 입추(立秋)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1.08.06 10:00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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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大暑)와 처서(處暑) 사이, 24 절기 중 13번째, 8월 7일(토)
금호강 불로천 유역과 왕옥산 압로정(8.4. 07시). 정신교 기자
금호강 불로천 유역과 왕옥산 압로정(8.4. 07시). 정신교 기자

청마(靑馬) 유치환(柳致環, 1908~1967) 시인은 ‘가을이 이제 머언 콩밭짬에 오다’ 하며 입추를 노래했다.

대구 분지에는 연일 불볕더위가 내리쬐고 있지만, 가을은 슬며시 저기 팔공산 너머 다가오고 있다. 입추 때인 이번 주말부터 더위가 조금씩 수그러들 전망이다.

입추(立秋)는 24절기 중 대서(大暑)와 처서(處暑) 간의 13번째 절기다. 올해는 8월 7일(토)이 입추고, 10일이 말복(화)이다.

벼가 한창 익어가고 김장용 배추와 무를 심는 등, 농촌에서는 가을 준비 외에는 비교적 한가하여 ‘어정 7월 건들 8월’이라는 말이 있다.

강촌(江村)

淸江一曲抱村流 청강일곡포촌류

長夏江村事事幽 장하강촌사사유

自去自來梁上燕 자거자래양상연

相親相近水中鷗 상친상근수중구

老妻畵紙爲棋局 노처화지위기국

稚子敲針作釣鉤 치자고침작조구

多病所須唯藥物 다병소수유약물

微軀此外更何求 미구차외갱하구

두보(杜甫, 712~770) 선생이 사천성(四川省) 성도(成都)에서 초막을 짓고 오랜만에 가족들과 한가로이 여름을 지내며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심경을 노래한 7언 율시다.

푸른 강물 한 구비 강촌에 긴 여름 사연도 많네

들락날락 제멋대로인 제비보다 물가 갈매기가 더 가깝네

지어미는 바둑판을 그리고 아들내미는 낚싯바늘 만드네

병든 이내 몸에 약물밖에 더 무엇을 바라리

코로나 감염병의 4차 대유행 위기 속에 한여름을 지나는 가가호호(家家戶戶)도 이런저런 사연들이 많을 것 같다.

금호강 왕옥산 기슭의 압로정(狎鷺亭)은 조선 명종 때 송담(松潭) 채응린(蔡應麟, 1529~1584) 선생이 인재들을 가르치기 위해 건립한 것으로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정자다. 부근에는 송담 선생의 유허비(遺墟碑)가 있으며 현재 인천 채(蔡)씨 문중에서 관리하고 있다.

금호강 불로천 유역(공항교에서 조망, 8.4. 08시). 정신교 기자
금호강 불로천 유역(공항교에서 조망(8.4. 08시). 정신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