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길, 세조길을 가다(하)
왕의 길, 세조길을 가다(하)
  • 김정호 기자
  • 승인 2021.04.16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주사와 복천암 가는 길
호서제일가람 일주문. 김정호 기자
호서제일가람 일주문. 김정호 기자

정2품송에서 출발하여 잘 다듬어진 도로를 달린다. 세조길 두 번째 탐방은 법주사 사하촌에서부터 시작된다. 승용차를 주차하고 도보로 세조길을 걷는다. 레이크힐스호텔(구, 속리산관광호텔)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아름다운 세조길이 시작된다.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벚꽃이 길손을 반긴다. 이어서 매표소를 지나 조금만 가면 ‘호서제일가람’이라는 현판을 단 일주문을 만나게 된다. 일주문 앞에서 간단한 반배로 예를 올리고 본격적인 세조길로 접어든다. 맑은 물이 흐르는 한적한 계곡을 따라 차도인 포장도로 옆으로 법주사 큰절까지 약 1Km의 오솔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맑은 계곡물과 잘 조성된 숲길이 이어진다. 세파에 지친 심신을 힐링하기에는 더 없이 안성맞춤인 길이다.

세조 길 안내판. 김정호 기자
세조 길 안내판. 김정호 기자

드디어 법주사 입구다. 사찰 오른편 복천암 방향으로 아취형 세조길 안내 간판이 눈길을 끈다.

먼저 법주사로 발길을 돌린다. 세조가 국태민안 대법회를 열었던 절이다. 법주사는 신라에 불교가 들어온 지 24년째인 진흥왕 14년(553년)에 의신조사가 창건하였다고 하는 고찰이며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이다.

팔상전. 김정호 기자
팔상전. 김정호 기자

법주사 사천왕문을 들어서면 제일 먼저 팔상전이 맞이한다. 팔상전은 국보 55호로 부처님의 일대기를 8폭으로 그림을 그려놓은 곳이다. 팔상전이 국보로 대우를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에 몇 되지 않는 목탑 건물이기 때문이다. 목탑은 5층 구조로 되어 있으나 아쉽게도 1층만 사람들이 출입할 수 있다. 

청동미륵대불. 김정호 기자
청동미륵대불. 김정호 기자

팔상전을 참배하고 나면 넓은 마당의 거대한 미륵대불이 신도들과 내방객을 반긴다.

법주사 청동미륵대불은 신라 혜공왕 12년(776년) 진표율사께서 7년 노력 끝에 금동대불로 조성하여 호국불교의 대도량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그러나 조선시대 고종 9년(1872년) 대원군이 경복궁을 축조하면서 그 경비를 조달하기 위하여 법주사 불상을 몰수하여 당백전을 발행하므로 대불은 사라지게 된다.

대불 지하법당 반가사유보살상. 김정호 기자
대불 지하법당 반가사유보살상. 김정호 기자

일제 치하인 1939년 시멘트로 대불을 다시 조성하였으나 오랜 세월 동안 훼손되어 1990년 4월 청동대불을 재조성하였다. 이후 2000년 대불의 검푸른 청동 녹을 제거하고 개금불사를 시작하여 2년 후인 2002년 6월 금동미륵대불 회향 대법회를 갖게 되었다. 이때 황금 80Kg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국보 5호 쌍사자석등. 김정호 기자
국보 5호 쌍사자 석등. 김정호 기자

법주사에는 국보와 보물이 네 개나 있다. 국보 5호인 쌍사자 석등, 국보 55호인 팔상전, 국보 64호인 석연지가 있고, 보물 1413호인 철솥이 있다.

복천암 일대 안내도. 김정호 기자
복천암 일대 안내도. 김정호 기자

법주사를 나오면 복천암으로 오르는 길이 보인다. 세조께서 한글 창제에 숨은 공적이 많다는 신미대사를 만난 곳이 복천암이다. 세조는 복천암 세심정에서 3일간 기도하며 목욕소에서 몸을 씻고 난 후 안질과 피부병이 완치되었다고 한다.

세조길은 아름다운 우리의 길이다. 독자들도 한 번 꼭 들려보아야 할 유서 깊고 아름다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