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 깽깽이풀
[야생화 이야기] 깽깽이풀
  • 김동남 기자
  • 승인 2021.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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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망울도 매력 덩어리
깽깽이풀 새싹

오늘일까 내일쯤일까. 곧 터질 듯 부풀어 오른 꽃망울이 기다림도 행복이라고 가르쳐 준다. 모든 꽃들이 다 그렇겠지만 그중에서도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꽃, 볼때마다 탄성을 지르게 하는 꽃. 그 신비스런 색깔과 아름다운 모습 때문에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에 불을 지르게 하는 꽃. 바로 깽깽이풀이다. 보호야생식물이라 채취하는 건 불법이지만 화훼단지에 가면 모종을 구할 수 있다고 하니 그나마 좀 위로가 된다.

품위와 격조를 갗춘 예쁜 이름을 선사해도 모자랄 판에 왜 깽깽이풀이라는 토속적인 이름일까. 구구한 설이 많지만 동의보감에서는 뿌리의 색을 본 따 황련이라고 기록해 놓았다. 관상식물로서의 가치도 뛰어나고 한약재로서도 줄기와 뿌리는 해독작용, 소화촉진, 식중독 및 설사예방 등 약용으로 다양하게 쓰인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예쁘고 화려한 버섯일수록 독이 많은데 혹시 깽깽이풀도 너무 고와서 독이 있을까 염려하는 것을 알았는지 꽃말도 ‘안심하세요’ 이다.

꽃에게 몰입되기 전에 꽃을 품을 꽃망울을 미리 봐두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

 

시인 오종훈은 깽깽이풀을 이렇게 노래했다.

 

누구를 만나려고

보랏빛 맑게 단장하고

봄바람에 살랑살랑

춤추며 기다리나

 

내려보고 올려보고 비껴보며

내가슴은 울렁울렁

보랏빛 물드는데

너는 무심하게 피어올라

하늘만 쳐다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