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 바람꽃
[야생화 이야기] 바람꽃
  • 김동남 기자
  • 승인 2021.02.2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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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바람꽃 중 가장 먼저 봄 인사를...

3월의 주인공은 '너도 바람꽃'이다.

50여 년 전 이미자의 아네모네(바람꽃)란 제목의 노래로 대중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신 이 꽃은 노랫말 만큼이나 슬픈 전설도 갖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꽃의 여신 플로라, 그녀의 남편은 바람의 신 제피로스이다. 플로라에게 아네모네라는 아름다운 하녀가 있었는데 남편과 정을 통하게 된 것을 알게 된 플로라는 그녀를 꽃으로 만들어 버렸다. 비탄에 빠진 제피로스는 해마다 봄이 오면 가장 먼저 아네모네를 보기 위해 따뜻한 바람을 그녀에게 보냈다. 덕분에 아네모네는 꽃을 빨리 피울 수 있게 되었고 바람을 기다린다고 해서 바람꽃이라 불리게 되었다.

변산 바람꽃, 태백 바람꽃처럼 처음 발견된 장소의 이름을 붙인 것도 있고 서식하는 곳의 환경에 따라 숲 바람꽃, 들 바람 꽃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꿩의 발자국을 닮아서 꿩의 바람꽃, 회오리를 닮은 회오리 바람꽃, 홀아비 이미지와는 연결이 안 되어 이름의 출처에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홀아비 바람꽃 등 수많은 종류의 바람꽃이 있다. 냉기가 채 가시지 않은 3월 초 봉화의 한 고택에서 '너도 바람꽃'을 만났다. 다른 바람꽃들과는 달리 이른 봄에 고개를 내미는 '너도 바람꽃'은 고택의 안주인을 닮아 그지없이 청초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이다. '나도 바람꽃'이란 꽃이 이미 존재하고 있어서 할 수 없이 '너도 바람꽃'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지만 꽃이 피는 시기를 감안하면 이 바람꽃이야말로

 

제로피스가 정말로 사랑한 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3월의 공주님이라는 애칭을 붙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차고 청량한 기운 속에서도 기품이 느껴진다. 줄기 끝에 5센티미터 정도의 꽃을 피우고 흰색의 다섯 장 꽃받침 안쪽으로 여러 개의 주황색 꽃술이 솟아 있다. 줄기와 잎이 다 자라도 어른의 한 뼘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른 봄에 만날 수 있어 꽃말도 이른 봄이다. 그를 볼 수 있어 행복해지고 설레는 3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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