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패러디] 손 안대고 거금을 꿀꺽하는 기찬 그 놈은 과연?
[유머&패러디] 손 안대고 거금을 꿀꺽하는 기찬 그 놈은 과연?
  • 배소일 기자
  • 승인 2021.03.07 1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항상 시스템의 꼭대기에서 독사의 똬리를 트는 바로 그 놈이다

 

픽사베이

형제 강도는 당당하게 어느 은행에 들어와 소리쳤다,

"움직이지 마시오! 이 돈은 정부의 돈일 뿐이고, 목숨은 여러분의 것이니, 시키는 대로 가만히만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오!"

고객들은 강도의 말에 오히려 마음이 편해져서 조용히 엎드려 있었다. 이 수법은 ‘일반적인 생각을 바꾸는 ’반전 컨셉 전략'으로 강도를 만나면 큰 패닉에 빠지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데 성공한다. 바로 그때, 한 늙은 여성이 충격에 싸여 눈을 까집고 달려들자 강도는 차분하게 말한다.

"어머님~ 어머님! 교양 있게 행동하십시오. 말씀드렸듯이 당신들을 해칠 이유도, 생각도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들이 평소 훈련한 그대로 어떤 상황에서도 거금을 쟁취하는 데만 집중하며 상대방을 안심시키는 전략이다. 형제는 무사히 은행을 나올 수 있었다. 돈뭉치를 들고 집에 돌아와 동생(MBA출신)이 형(中卒)에게 말했다.

"형님 우리 얼마 가져왔는지 세어 봅시다!"

"이런 멍청한 놈! 이 돈 다 세려면 손 빠지겠다. 기다려봐 오늘밤 9시뉴스에서 알려 줄 테니..." 이건 ‘경험의 중요성’으로 경험이 학벌보다 훨씬 중요한 이유를 잠시 후 알게 된다.

강도들이 은행을 빠져나가자 차장은 지점장에게 경찰을 부르자고 채근한다. 지점장은 손가락을 입에 가로대고 "쉿! 경찰 부르기 전에 일단 10억은 우리 몫으로 빼놓고, 70억은 지금까지 우리가 횡령했던 것을 메꾸도록 하지"

‘파도타며 헤엄치기' '하늘이 무너져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을 상기케 하는, 위기의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 기지와 용기를 발휘하는 최고수 전략이다. 차장과 지점장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강도가 매달 들려주면 좋겠구만..."

9시뉴스에 은행에서 100억이 강탈되었다고 보도한다. 강도 둘은 "그럴 리가??"하며 결국 돈을 세어 본다. 아무리 세어 봐도 20억이다. 형제는 땅을 친다.

"아이구나, 우리는 목숨을 걸고 고작 20억을 벌었는데 저.. 저놈들은 대가리 굴려 80억을 버는구나!"

이게 바로 ‘시스템의 중요성’인데, 돌아가는 상황을 꿰뚫고 있는 사악한 보스가 가장 '위험한 존재'임을 깨닫게 하는 그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