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솥밥 대신 떡국으로 안부를!!
한 솥밥 대신 떡국으로 안부를!!
  • 우남희
  • 승인 2020.12.29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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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리 경로회원들

12월 끝자락이다. 지난해의 들뜬 연말 분위기와 달리 올해는 코로나로 조용하기만 하다. 잘 지내는지 서로의 안부가 궁금하지만 전화로 확인할 뿐 오고가기가 조심스러우니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경로당이 폐쇄된 지 오래다. 경로당에 모여 점심을 먹으며 즐겁게 보내던 어르신들이 답답하지만 집에서만 보내고 있다. 그들의 하루가 여삼추라고나 할까.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지난 12월 26일, 신당리(달성군 옥포읍) 경로당(회장 윤장균)에서는 남녀 회원들에게 떡국을 나누어 드렸다. 해마다 이맘때면 총회를 개최한다. 결산보고, 차기 남여 회장과 총무를 선출하고 가마솥에 국을 끓여 모든 회원들이 한 솥밥을 먹는 날이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편 갈라 윷놀이로 화합의 장을 펼치곤 했는데 올해는 이도저도 아니었다.

총회 대신 떡국 받아가세요.  우남희기자
떡국으로 안부를 묻습니다. 우남희기자

경로회장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한 번씩 야외 나들이를 가고 수시로 경로당에서 밥을 해 먹곤 했는데 코로나로 폐쇄되어 경비가 남았습니다. 그 경비로 떡국을 나누어 주기로 했습니다. 오픈된 공간이라 마스크 끼고 잠시 나와 떡국 받고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겁니다.”

방앗간에서 마대 자루에 넣어온 떡국을 5kg씩 봉지에 담아 주문한 도시락과 같이 시간차를 두고 나누어주었다.

유수근(72)씨는 “얼마 만에 경로당에 왔는지 모르겠어요. 경로당이 문을 닫으니 갈 곳이 있어야지. 텔레비전을 봐도 재미없고, 혼자 밥 먹으려니 입맛도 없고, 경로당에서 국수 삶아 먹고 밥해 먹을 때가 좋았지요. 요즘은 사는 재미가 없어요” 라고 했다.

지루한 코로나와의 전쟁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 비단 이곳 어르신들만 바라는 것은 아니다. 새해에는 예전과 다름없는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