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젖줄인 금호강(琴湖江)은 길이 117.5㎞로서 낙동강의 지류 중 규모가 두 번째로 큰 강이다. 경북 포항시 죽장면 가사령과 기북면 성법령에서 발원하여 영천시, 경산시, 대구광역시를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먼 길을 가쁘게 달려온 금호강은 잠시 숨고르기를 하면서 동촌 아양교와 공항교를 거쳐 봉무동을 지나면서 V자 모양의 굴곡을 이루며 산격대교 방향으로 돌아간다. 굴곡 지점 강변에 대구 동구파크골프장(동구구장 또는 봉무구장)이 자리잡고 있다.
봉무동은 예로부터 봉황이 춤을 추며 노닐었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하듯이 조용한 동네였으나 이시아폴리스(esiapolis) 단지가 조성되고 아파트와 롯데아울렛, DGB(대구은행 혁신센터) 등의 여러 시설이 들어서면서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동구구장 서쪽에는 건물 하나 없이 확 트인 전망 아래 금호강물이 숱한 세월을 담아 사시사철 흐르고 있고, 강변에는 이름 모를 풀과 꽃이 함께 어우러져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구장 북서쪽 학봉과 화담산에서 흘러내린 나지막한 산에는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철따라 푸른 나무와 단풍이 색다른 풍경을 연출하는 등 자연경관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다운 것이 특징이다.
동구구장은 동구청에서 시설을 설치한 후 파크골프 동구협회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동구협회는 회원 약 1천200명, 클럽 33개로서 회원들의 회비를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동구구장은 형식상으로는 A·B·C 등 3개 코스 27홀로 되어 있지만 9홀로 된 연습구장까지 합하면 사실상은 36홀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연습구장 외에 스윙연습기가 4대나 설치되어 있어 초보자들의 교육이나 연습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30~4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실내 휴게실은 냉난방시설과 정수기가 비치되어 있고, 60~8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야외 휴게실은 신바람 클럽 최동해 씨가 거금을 들여 직접 시공까지 하여 기증함으로써 회의나 휴식 공간으로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동구협회에는 무엇보다도 우수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많아 전국대회 수상자를 많이 배출하고 있다. 특히 금호클럽 류장원 씨는 파크골프 전국 대회 최다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본지 2020.8.14.일자 기사 보기).
다만 동구구장은 현재 주차 용량이 100여대에 불과하여 주차시설이 부족한 편이며, 화장실이 노후되어 있고, 가끔 K2 비행장의 비행기(전투기) 소음이 있는 것이 단점이다.
동구구장 초창기 멤버로서 현재 파크골프 동구협회장을 맡고 있는 최종만(78) 회장을 만나 잠시 얘기를 나누었다.
- 간단한 경력 소개 부탁드립니다.
▶파크골프 '동구협의회'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가 단체가 대한체육회 소속으로 편입되면서 파크골프 '동구협회'로 바뀌게 되어 초대 회장을 맡게 되었으며, 대구지역 파크골프 구·군 협회장 대표를 맡기도 했습니다.
- 입문 과정과 운영과정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2006년 지묘성당의 신도들 중심으로 강변파크골프장에서 파크골프를 치면서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13년 동구구장을 설치할 때는 누군가가 앞장서서 추진할 사람이 없던 터라 할 수 없이 제가 짐을 맡아 당시 이재만 동구청장의 협조를 받아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 수많은 난관과 우여곡절이 있었으며, 그때 성당 신도들 중심으로 처음 만들어진 클럽이 팔공클럽(남자팀)과 PG클럽(여자팀)입니다.
올해로 협회장 4년 임기가 만료됩니다만 아직 후임 협회장 후보로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협회장 자리는 무엇보다도 솔선수범과 봉사정신이 필요한데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된 것 같습니다.
- 파크골프가 좋은 점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무엇보다도 건강 유지와 정서 함양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실버세대들에게 파크골프는 푸른 잔디 위를 걸으면서 운동을 할 수 있고, 시원한 야외에서 다른 사람과 일상에 관한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누며 재미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운동입니다. 그래서 파크골프는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지만 실버세대들에게 최적화된 운동이라 생각합니다.
- 앞으로 동구협회 및 동구구장 발전계획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 A·B·C 등 3개 코스 외에 추가로 D코스를 설치하고, 화장실 2개를 신설하는 등의 계획을 수립하여 국비 4억 원까지 확보하였습니다만 국토관리청의 허가가 나지 않아 추진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 대신 C코스를 새로 정비하고, D코스 대신 인근 도평동에 9홀로 된 파크골프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건의사항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파크골프는 실버세대들의 건강에 매우 유익한 운동으로서 복지 차원에서 그리고 국민건강보험이나 민간보험 비용 절감에 큰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나서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게 생각됩니다.
특히 구장 설치 허가 관청인 국토관리청의 안일하고 경직된 탁상행정 때문에 시설 보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설치권자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미온적이고 형식적인 자세로 임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시민들의 건전한 체육 활동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허가권자인 국토관리청, 설치권자인 지방자치단체장, 운영권자인 협회가 서로 소통하고 적극적인 협조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