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 대표, 접근성 뛰어난 36홀
회원 비회원 구분 않고 모두 포용
달성군 다사읍 매곡리 세천교 남쪽 36홀 수려한 자태를 자랑하는 다사파크골프장. 강변구장에 이어 조성된 대구 두 번째 파크골프장이다. 지하철 2호선 다사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다. 강창구장과 인접, 금호강과 궁산을 낀 천혜의 경관을 뽐내고 있다.
2010년에 개장한 다사파크골프장은 달성군 대표 구장이며 달성군 10개 파크골프장의 맏이인 셈이다. 달성군 주요 파크골프 대회와 행사는 대부분 이곳에서 치러진다.
다사파크골프장을 말하면 세천교를 떠올리게 된다. 매곡리와 세천리를 잇는 다리인 세천교는 다사파크골프장을 이용하는 동호인들에게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따가운 뙤약볕과 쏟아지는 눈비를 피할 수 있는 안전지대일 뿐만 아니라 회의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기에도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다사구장엔 작년 말까지만 해도 61개 클럽이 활동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51개 클럽으로 10개 줄었다. 회원 수도 한때 2천 명이 넘었으나 지금은 1천700여 명으로 일시적 조정기를 겪고 있다. 달성군체육회가 모든 단체의 책임자는 달성군민으로 하는 것으로 조례를 개정하자 일부 클럽이 타 지역 협회로 이적해 갔기 때문이다.
다사파크골프장엔 달성군파크골프협회가 둥지를 틀고 있다. 현재는 집행부가 공백상태라 달성군체육회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되었다. 달성군체육회는 장병관 보라미클럽 회장과 윤영주 온그린클럽 회장을 관리위원에 위촉, 회원들을 다독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달성군파크골프협회는 올 연말에 협회장을 새로 선출하여 집행부를 재구성할 예정이다.
다사구장은 어느 특정 기간의 대역사를 통해 단번에 36홀로 태어난 것이 아니다. “진짜 맨땅에 헤딩하기였답니다. 몇몇 동호인들이 자갈밭에 솥을 걸어 놓고 라면을 끓여 먹으면서 돌을 주워내는 일부터 했다지요” 관리위원을 맡은 장·윤 두 클럽회장은 선배들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다사구장의 역사를 말했다.
처음엔 그 많던 자갈을 하나씩 하나씩 주워내고 아담한 그라운드 골프장을 만들었다. 그후 잔디밭을 조금씩 조금씩 키워 급기야 9홀 파크골프장을 조성했고 또 좀 더 넓혀나가 18홀을... 이렇게 10년이란 세월이 흘러 현재의 모습이 된 것이다. 지자체의 관리와 지원을 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라고 한다.
“최근 다른 곳에서 다 통제하니 이곳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시협회에서 조율해서 각 구장을 형평성 있게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병관 회장은 생년 홀짝제로 누구에게나 개방하고 있는 강변구장의 운영방식이 그나마 공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한 거리두기 차원에서 인원은 분산하되 누구든지 환영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원래 지자체 방침이나 체육회 조례가 파크골프장을 누구나 제약 없이 이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파크골프 인구가 워낙 많다 보니까 구장마다 통제를 합니다. 구장 관리를 구·군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시에서 중재해야 시민 전체가 공정하게 대접받을 수 있습니다.” 윤영주 회장도 동호인들이 한 구장에 한정되지 않고 모든 구장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설 활용면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바람직한 정책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금년 2월 개정된 달성군체육회 조례에 따라 지금은 달성군민만 달성군 회원으로 받아주고 있다. 단, 기존회원은 달성군민이 아니라도 기득권을 인정해 주기로 했다. 이것은 다만 회원 가입을 위한 조건일 뿐 구장 출입조건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다사구장은 회원 비회원을 가리지 않고 입장이 가능하고 텃세를 부리지 않아 동호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향후 타 지역 회원에 대해 출입을 통제할지 안 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렇듯 파크골프장은 고질적인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근본해결을 위해서는 지자체가 골프장을 더 많이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두 관리위원과 대다수 동호인들의 의견이다.
구장 이용은 자율에 맡겼지만 다사구장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방명록 서명을 의무화하고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이용자들의 비신사적인 행동이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팔오클럽 강양규 회장은 “타 구장 동호인들이 여기 와서 월례회를 하는가 하면 다소 무질서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집행부가 재구성되면 어떤 조치가 있을 테지만 파크골퍼들이 스스로 에티켓을 지키는 교양 있는 태도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대구노인회 다사읍 분회장을 맡고 있는 윤영현 청마클럽 회장도 “파크골프는 매너 스포츠이고 안전사고 예방이 중요한데, 아무나 와도 된다고 제 맘대로 행동하는 것은 전체 파크골프인들의 품위를 실추시킬 뿐만 아니라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앞으로 협회가 정상화되면 교육도 해야 하고 구장 울타리도 치는 등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느 구장처럼 다사구장도 기본적으로는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회원들의 손길이 필수적이다. 역대 집행부를 비롯, 여러 클럽 회원들이 구장을 내 집 정원처럼 가꾸어 온 덕택에 구장이 늘 깨끗하고 훤한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다.
장마철엔 걱정이다. 폭우로 금호강 수위가 올라가면 구장이 물에 잠긴다. 지난달 태풍 때도 구장이 침수되어 열흘 이상 휴장했고 그때 유실된 이동식 화장실은 아직 복구 중에 있다.
오늘도 다사파크골프장은 만원이다. 다리 밑에도 많은 동호인들이 마스크를 끼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들의 표정은 즐겁기만 하다. 특히 이 구장 저 구장 전전하다 문전박대 당한 사람들은 다사구장이 고맙기만 하다. 홀짝이 맞지 않아 동행할 수 없었던 친구들도 다사구장에선 함께할 수 있어 너무 좋다. 한 홀을 치고 나가려면 때로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지만 마음 맞는 사람과 녹색 필드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하단다.
이들은 다사파크골프장이 오래도록 이 모습 이대로 동호인들을 맞이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아울러 모든 구장이 다사구장처럼 배려와 나눔이 있는 공유공간으로 운영되기를 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