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은 다 어디로 갔을까
공룡은 다 어디로 갔을까
  • 김황태 기자
  • 승인 2020.03.05 15: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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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호천에 공룡이 살았다

매호천은 하천 주변에 아파트가 밀집되면서 생활하수로 악취가 나는 썩은 개천이었다. 장마철이 아니면 물이 흐르지 않는 죽은 건천으로 하천이 아닌 하수도에 지나지 않았었다.

그 매호천이 고향의 강 정비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2017년 12월 하천 정비와 산책로 조성이 완공되었다. 수성구 삼덕동 당현지에서 발원하여 시지와 매호동 일대를 거쳐 남천에 합류하는 6.3Km의 물길로 열렸다. 금호강물을 끌어 올려 상시 물이 흐르게 되었다. 2급수 수준을 유지하니 물고기가 살고 청둥오리 등 철새들이 날아들어 자연 친화형 하천으로 재탄생하였다.

수성구 매호천 산책로. 김황태기자
수성구 매호천 주변을 산책하는 시민들. 김황태기자

 

수성구 매호천 가로등위의 외로운 철새. 김황태기자
수성구 매호천에 먹잇감을 노려보는 철새. 김황태기자

 

매호천의 청둥오리. 김황태기자
수성구 매호천의 청둥오리. 김황태기자

하천 주변이 아파트 단지가 많다 보니 주민들의 산책로로 저녁 시간대에는 길이 붐빌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산책로는 황토 시멘트로 되어 있고 길옆으로 잔디와 갈대며 식생 식물이 심겨져 있어 자연 친화적이다. 밋밋한 담벼락은 모자이크타일로 장식되기도 하고 장미를 심어 운치를 더하고 있다.

매호 천을 정비하고 나니 하천 바닥이 드러났고 바닥은 대부분 바위로 되어있다. 아마 고대적 용암이 흘렀던 것 같다. 시지1교와 2교 사이 중간쯤 하천 바닥에 공룡 발자국이 있다. 산책하다 보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관심 있게 보면 ‘매호천 공룡 발자국’이라는 조그만 표지판이 있다. 두 개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보인다. 인근에서 고대적 화산이 폭발하였고 거기서 흘러나온 용암이 흘러내렸을 것이다. 공룡이 화산을 피해 가다가 용암에 발자국을 남긴 것 같다.

수성구 매호천의 공룡발자국. 김황태기자
수성구 매호천의 공룡발자국. 김황태기자

그런데 왜 딱 두 개뿐인지 의문스럽다. 공룡이 한 마리 이상 이었을 것이고 발자국이 이어져 여러 개 있어야 할 것인데 말이다. 풍화작용으로 없어졌다 하더라도 딱 두 개만 남아 있는 것이 신기롭다. 그 공룡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발자국은 남아 있는데 공룡 시신들은 어디에 있을까? 용암 속에 묻혀 녹아 버린 것인지. 지금은 아파트 밀집 지역인 시지와 매호지역에 공룡이 살았다는 것이 참 경이롭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