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쉴 수 있는 미세먼지 정책을 기대한다.
숨쉴 수 있는 미세먼지 정책을 기대한다.
  • 황환수 기자
  • 승인 2019.03.05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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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낀 채 버스에 올랐다. 아이의 손을 단단히 부여잡고 흔들리는 버스에서 중심을 잡으며 연신 흘러내리는 얼굴 마스크를 끌어 올려주다 아이의 눈을 덮고 말았다. 미세 먼지가 만들어낸 이러한 풍경은 이들 모자만의 생경스런 모습은 아니다.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얼굴을 반쯤 가린 흰 마스크의 행렬은 기괴한 거리의 신풍속도다. 비가 내리면 미세먼지가 걷힐 것임을 예보하는 방송기상 어나운서의 예상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거짓된 일기예보와 함께 비난의 도마에 함께 오르고 말았다. 미세먼지 관련주인 공기청정기 제조업체와 마스크용품사들이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는 웃지 못할 주식 시장의 엉뚱한 흐름은 시민들을 또 한번 우울하게 하는 마뜩찮은 소식이다.

 미세먼지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과학적 분석을 앞세운 전문가들이 쉽게 답을 제시하지 않고 애둘러 표현하고 몸을 사린다. 현 시장경제의 경쟁적 성장틀이 빚어낸 과도한 화석연료의 낭비에서 답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심지어 이제 어쩌란 말이냐는 투의 무책임한 답변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환경정책관계자들과 지자체별로 무분별하게 날리는 미세먼지 경고, 협박성 문자들은 일상적인 허세의 말과 스팸글이 되고 말았다.

차량2부제 운용이나 경유차량 운영자제를 촉구하는 지차체의 안전 안내 문자를 들여다 보며 이제 정말 안전하지 못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과 두려움을 감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환경, 특히 공기층의 오염은 여타 다른 오염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매우 근원적인 생사의 문제로 비화된다. 사람뿐만 아니라 동식물조차 대기중에서 숨을 쉬어야만 살 수 있다는 너무나 당연하고 기본적인 사실 앞에서 비가 온다면 하는 낙관적이고 무반향적인 반응에서 한숨조차 답답한 노릇이다.

 이 기막힌 현상을 두고 마치 바람 불어 옷가지가 날아갔다는 정도의 안일함을 드러내는 현 지자체 관계자들의 무지한 반응을 탓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대기권의 공기를 중국소유, 또는 우리 나라 공기라고 하는 일기예보관들의 어리석은 분류법을 탓하자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같은 환경오염중 공기오염의 문제는 살아 숨쉬는 문제이며 시민들의 호흡과도 직결되는 건강 최대의 위험 요소인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처나 분석, 또는 이를 위한 논의나 해결 제시안이 거의 전무하고 상식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답답하다는 뜻이다.

애초에 이 같은 공기오염의 사태를 전망하지 못한 이면에는 지나친 편리성과 현대문명의 이기적이고 인간중심의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정확한 정보의 성찰이나 분석도 공적 사무를 책임진 지차체나 국가기능을 맡아 담당하는 이들에게 우선적인 책임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고 예단하는 지혜로운 대처법은 향후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이들이 4차 기술혁명시대에 부응하는 올바른 태도가 아닐까 한다.

 앞으로 미세먼지의 역습이 지금보다 더 심각해진다는 점은 자명한 이치로 여겨야 한다.  더 많은 자동차와 좀체 줄어들지 않는 화석연료의 소비를 감안한다면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는 우리 인간을 비롯해 산업전반에 걸쳐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날 공산이 매우 크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 시점에서 공적 업무 담당자들은 보다 빠르고 정확한 문제점을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파악해 시민들에게 이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협조와 동의를 구해야 하며 또 지혜를 발휘하는 구심체의 각 지자체 위정자들로 부터는 가슴 졸이며 시원한 숨 한번 쉴 수 있는 세련된 정책과 결단을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