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노루귀
첫 만남, 노루귀
  • 김채영 기자
  • 승인 2019.04.01 15:0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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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0일, 천년고찰 의성 고운사에 다녀왔습니다. 염불보다 잿밥이란 말이 있던가요? 절 입구의 도로 가장자리에 자생한다는 노루귀를 만나러 갔어요. 인근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귀한 녀석을 볼 생각에 가슴이 설렜습니다.

 

 

활짝 피었더라는 정보를 입수하고도 며칠 미루게 됐는데 그 사이에 행여 꽃이 지고 없을까봐 마음 졸였지요. 다행히도 인내심 많은 녀석들이 기다려주었더라고요. ‘인내와 신뢰’ 노루귀의 꽃말처럼 말입니다.

 

 

설할초(雪割草) 파설초(破雪草)라고도 부르는 노루귀는 미나리아재빗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한국이 원산지래요. 전국 각지의 산지에 군락을 이루어 분포하고, 잎보다 꽃이 먼저 피며 키는 10〜20cm 정도가 된답니다.

 

 

환경 적응력이 좋고 자생지에 따라 꽃의 색깔을 달리한다는데 핑크, 연보라, 진보라, 흰색 등의 다양한 얼굴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관상용으로 화분이나 화단에다 심기도 한다는군요.

 

 

일주문을 지나 약 200m 정도 오솔길을 걷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오른쪽을 살핍니다. 이윽고 앙증맞은 녀석들이 시야 가득 차옵니다. 털이 돋은 모습이 노루귀 같아 노루귀라 한다더니 곧추세운 가녀린 허리에 정말로 솜털이 보송보송합니다.

 

 

예쁜 브로치 같아서 가슴에 꽂고 싶은 꽃! 홀로 핀 것도 있지만 두세 송이, 많게는 대여섯 송이가 식구처럼 모여 있어요. 몸을 바짝 낮추고 귀를 대어보는데 첫 만남이라 그런지 입을 열지 않네요. 한참을 눈만 맞추고 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