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예술회관이 개최하는 원로작가 이영륭 회고전
대구문화예술회관이 개최하는 원로작가 이영륭 회고전
  • 유병길 기자
  • 승인 2022.07.1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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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추상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원로작가 작품세계의 진면목을 감상하자
이영륭 원로작가 인사말하는 모습. 유병길 기자.

 

대구문화예술회관은 2022. 7. 7일 16시 문화예술회관 중앙 전시홀에서 원로작가 이영륭 회고전 개막식을 성대하게 개최하였다.  많은 제자들과 지인이 참석하였다.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의 축사에 이어 지인들의 축사가 있었다. 우렁찬 박수갈채를 받으며 이영륭 원로작가 인사말을 하였다. 이 회고전은 7. 23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 ~ 5 전시실에서 전시된다.

무위자연. 2012. 캔버스에 아크릴. 유병길 기자

 

이영륭은 한국 현대 추상미술의 전개과정에서 작가 개인으로서의 작품 활동은 물론 평생 수많은 제자를 길러 낸 미술교육자로서, 주요 미술 단체를 이끄는 리더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으며 현재도 활발히 현역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지역 미술계의 대표적인 원로작가다.

이영륭 원로작가 부부. 유병길 기자

 

1960년대 이영륭의 작업은 두터운 마티에르의 표면이 주는 중첩된 시간성의 확장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1970년대 작업은 즉흥적 행위와 격정적 표현을 중시하는 앵포르멜 경향에서 벗어나 기하학적 형태의 이지적인 화풍으로의 변화를 보여 주었다. 내면적 감정의 자율적 표출이라기보다는 절제된 형태와 색채가 주는 긴장감을 조형화한 것이다.

유희적 추상으로 대표되는 1980년대 작업은 그의 삶속에서 고뇌와 깨달음으로 반복되는 번민의 표상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인연(因緣, Karma)> 시리즈를 통해서는 '무상(無常)의 상(像)'을 담아 낸다.

1990년대의 작업은 청년작가로서 열정이 가득했던 시기의 앵포르멜과 추상표현주의 경향으로 회귀하듯 서정적 추상의 느낌이 짙게 배어 있는 형상을 보여 준다. 즉 구상. 비구상을 초월하여 모든 정령(定形)을 부정하고 공간이나 마티에르에만 전념해 가는 심화된 조형성을 담아 내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세속에 초연한 신비주의가 만들어 낸 일관된 미적 태도를 보여 준다. 인위적인 힘이 더해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인 '무위자연'을 지향점으로 삼는 작가의 인생철학이 작품에 여과없이 투영된다. 억지로 무엇인가 하려 하지 않고 스스로 그러한 대로 살아가는 삶의여정이 잔잔히 울림과 감동으로 전해진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이라는 일관된 주제에서 뿜어져 나오는 색채는 황색/갈색조에서 청색조로, 시각적 변화가 전해 주는 의식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밝은 청색조가 주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분위기는 한평생 예술가로 살아온 삶의 모습 그대로를 담고 있는 듯하다. 더불어 거침없이 화면을 가로지르는 붓질과 드로잉에서 오는 유희적 상상과 노동의 즐거움이 비로소 자연에의 순응으로 귀결된다. 김태곤(미술평론)

정토. 1961. 캔버스에 유채. 유병길 기자

1960년대 초반의 작업부터 최근의 작업에 이르기까지 100여 점의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등을 아우르며 작가의 60년 화업을 정리한다.  

한국 추상회화의 단편을 보여 주는 작가의 노작(勞作)들이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를 통해 대구추상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원로작가의 작품세계의 진면목을 감상하고, 대구 현대추상회화를 개척해 나갔던 작가의 치열한 도전정신과 철학적 사유를 느끼게 되기를 바란다.

이영륭 원로작가는 1939년 대구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였다.  효성여자대학교 교수, 도쿄예술대학 연구교수, 계명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셨다. 개인전 14회에 1972년부터 현재까지 신조미술협회 회장, 대구원로화가회 회장, 한국미술협회 고문으로 현재까지 봉사하고 있다. 대한민국 미술교육문화상, 제15회 경상북도 문화상, 제4회 이인성 미술상, 황조근정훈장, 대구미술인 대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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