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어날 추억] (69) 상주시 은척면 두곡리 뽕나무
[꽃 피어날 추억] (69) 상주시 은척면 두곡리 뽕나무
  • 유병길 기자
  • 승인 2022.06.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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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 은척면 두곡리 뽕나무는 천연기념물 제559호, 경상북도 기념물 제1호로 지정된 뽕나무다.
상주시 은척면 두곡리 뽕나무. 구명룡 씨 제공(6월 18일 촬영)

경북 상주시 은척면 두곡리 뽕나무는 천연기념물 제559호로 지정된 나무이다. 뽕나무는 높이가 12m에 이르는 300살 가량의 오래된 나무이다. 조선 인조 재위 1623~1649 때 뽕나무의 재배를 권장했던 기록 등으로 미루어 보아 조선 시대에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

상주시 은척면 두곡리 뽕나무의 안내판. 구명룡 씨 제공

상주에서는 조선 후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잠업이 크게 발달하였다. 그때부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주의 고장으로 명성을 얻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특산으로 뽕나무가 기록되었으며, 경상북도 기념물 제1호로 지정된 상주 두곡리 뽕나무는 잠업의 오랜 전통을 말해주고 있다.

 

누에와 누에고치. 유병길 기자

잠사업은 뽕잎을 먹여 누에를 기르는 양잠과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내는 제사를 통칭하는 말이다. 뽑아낸 실로 명주를 짜고 옷을 만드는 것을 길쌈이라 한다. 이 나무는 지금까지도 누에고치 30kg을 만들어낼 만큼 왕성하게 잎을 피워내고 있어 상주시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보여주는 기념물이라고 할 수 있다.

상주의 잠업은 농업만큼 역사가 오래되고 중요한 산업이다. 1921년에는 상주공립농잠학교가 개교될 만큼 잠업 지역으로 위상이 높았다. 1930년대부터는 전국적으로 상주에서 생산된 명주가 명성을 얻었다. 쌀, 곶감, 명주는 임금님께 진상하던 상주의 특산품이다.

개량뽕밭(1970년대) 봄누에를 치고 가지를 자른 모습. 유병길 기자

1960년대 초반 정부에서 잠사업을 장려하였다. 상주시는 천수답에 대대적으로 뽕나무를 심었다. 봉강리(경북 상주시 외서면)도 뽕나무를 많이 심어 잠업 지도원이 상주하며 아침저녁 집 집마다 찾아다니며 지도하였다. 친구 갑이 집에도 100여 년 된 재래종 뽕나무를 베어내고 600여 평의 논에 개량뽕밭을 조성하여 방앗간을 잠실로 개축하여 누에를 키웠다. 기말기 넓은 들은 전체가 뽕밭으로 변하였다. 재래종 뽕나무에는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서 뽕잎을 땄으나, 개량뽕밭은 봄에는 뽕나무 가지를 잘라 누에를 먹였고, 가을누에는 새로 올라온 가지의 뽕잎을 따서 먹였다. 매년 봄에 줄기 밑에서 가지를 자르다 보니 뽕나무 밑둥치에는 어른 주먹 같은 것이 생겼다. 뽕잎을 따는 노동력이 많이 절감되었고, 개량 잠구가 보급되어 잠사업이 크게 발달하였다. 봄누에, 가을누에 고치 공판 때 면소제지 술집 음식집 다방은 대성황을 이루었다. 1970년대 초까지 전국 제1의 잠업 고장으로 위상을 지녔으나, 가격이 싼 중국산 명주가 대량 수입되면서 상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잠사업도 하향길에 접어들었다. 72년 통일벼를 재배 수량이 많이 생산되면서 논의 뽕나무를 캐어 내고 통일벼를 재배하게 되었다.

일부 양잠 농가에서는 밭에 있는 뽕나무 뽕잎으로 누에를 키워 누에 가루를 생산하였고, 뽕잎차를 개발하였고, 뽕나무에서 오디를 생산 판매하고 있는 실증이다.

지금도 상주 합창에서는 전통기술로 명주를 생산하고 있으며, 함창에는 경북잠사곤충사업소와 명주박물관이 있어 잠업에 관한 다양한 면모를 소상하게 살펴볼 수 있다. <상주박물관 자료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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