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 매발톱과 바람꽃
[야생화 이야기] 매발톱과 바람꽃
  • 김동남 기자
  • 승인 2022.03.29 11: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꽃보다 잎이 아름답다
매발톱
바람꽃

부지런한 새가 있어 이른 아침부터 봄을 연다.

그 지저귐에 화답하듯 매발톱과 바람꽃이 살포시 고개를 들었다.

꽃보다 잎들이 더 사랑스러울 때다.

겨우내 무슨 꿈을 꾸었는지 새들은 궁금하고 새싹들은 입이 간질간질하다.

아기를 보고 아기의 미래를 상상하면 즐거워지듯이

식물들도 마찬가지다. 추위를 이기고 고개를 내민 여리디여린 새싹이 대견해서

지나가던 바람도 잠깐 걸음을 멈추었다.

새싹들이 미풍에 뺨을 비빈다.

마지막 길을 재촉하던 낙엽도 작별 인사 대신 그들을 포옹하고,

이제 너희들의 세상이 온거야. 마음껏 나래를 펼쳐도 돼

귓속말로 속삭이는 그의 덕담에 새싹들의 맘도 한껏 설렌다.

모두가 우리를 축복해주고 있어. 욕심내지 말고 너는 너의 꽃, 나는 나의 꽃을 피우자.’

자연의 생체리듬은 이렇듯 아름답게 자리바꿈하고 질서정연한데

우리 사는 세상은 여전히 어지럽고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