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후보 토론 시청률을 보면서
대통령선거후보 토론 시청률을 보면서
  • 김종기 기자
  • 승인 2022.02.12 16:2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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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2월 11일 열린 ‘대선후보 2차 TV 토론’ 시청률은 종편 4사와 보도 채널 2사 합계 21.37%를 기록했다. 지난 4일 지상파 3사가 생중계한 '2022 대선후보 1차 TV토론' 시청률 39%에 비해 17.63% 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반면 이날 생중계된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경기와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 경기는 SBS '베이징 2022'는 10.1%, MBC '2022 베이징 겨울 올림픽'은 7.7%, KBS 2TV '여기는 베이징'은 5.6% 등 총 23.4%란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대선후보 토론 방송 시청률이 낮아진 것은 동시간대에 생중계된 동계올림픽 중계방송과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생각보다 낮은 시청률이다.

한 국가의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낮은 것이 오로지 동계 올림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분산된 것만 이유일까?

요즘은 동시에 2 채널이 나오는 TV도 많고 채널 변경도 리모컨으로 하니 어렵지 않다. 조금 귀찮지만 채널 변경만 하면 대선 후보 토론과 올림픽 중계방송을 동시에 시청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시청률이 이렇게 낮게 나온다는 것은 대선 후보 토론이 국민들에게 별 감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정치 뉴스는 보지도 않고 듣지도 않는다는 사람들을 주변에 흔하게 볼 수 있다. 정치 관련 방송을 보면 화만 난다. 이런 수준의 정치가들이 이끌어 가는 나라의 국민으로 사는 것이 한심스럽고 부끄러울 때가 한두 번 아니다. 무슨 회의만 하면 상대방 윽박지르고, 고함치고, 회의장 나가고, 정부 관료를 죄인처럼 몰아붙이고 마지막에는 남의 탓만 하는 정치 뉴스를 누가 보겠는가?

국가의 백년대계를 이끌어갈 정책 관련 토론은 온데간데없고 눈앞에 보이는 표를 의식한 선심성 공약만 남발한다. 후보나 후보 부인에 대한 끊임없는 의혹 제기로 국민들의 귀한 저녁 시간을 소비하는 토론을 누가 보고 싶어 하겠나? 한마디 말실수라도 하면 말꼬리를 끈질기게 잡고 늘어지는 토론을 누가 보고 싶어 하겠나? 한국어도 아닌 외국어 약자를 질문이라고 하면서 혼자 잘난 척하는 토론을 누가 보고 싶어 하겠나?

어떤 후보가 국민을 행복하고 풍요롭게 하고 국가의 안위를 위해 헌신하면서 국가를 이끌어갈 지도자에 대한 검증은 애당초 없었다. 누가 더 많은 도덕적, 법률적 결함이 있는가에 대한 검증만 하고 있는 토론 방송을 누가 보겠는가?

자신의 재산으로 어려운 국민을 돕겠다는 것도 아니고 국민이 낸 세금을 국민의 동의도 없이 생색만 낸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에서 선택은 현명한 국민이 하겠지만 나는 투표에 참가하고 싶지 않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라고 한 '플라톤'의 말이 생각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