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숨은 보석 같은 만지도
남해의 숨은 보석 같은 만지도
  • 김정호 기자
  • 승인 2021.06.29 1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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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쫌 만지도」의 남해안 만지도
만지도 주변 안내도. 김정호 기자
만지도 주변 안내도. 김정호 기자

만지도라는 섬을 알고 계셨는가? 통영 앞바다 남해안에 만지도가 있다. 기자가 만지도라는 섬을 알게 된 것은 몇 년 전이다. 통영에 사는 원로 수필가 양미경 님의 수필집 『내 쫌 만지도』(수필과비평사. 2019년)의 표제 글 "내 쫌 만지도"를 읽고부터 그 섬에 빠져들었다. 구수한 통영지방 사투리로 쓴 양미경 수필가의 센스가 빛나는 글이다.

몇 년을 속앓이하며 벼르고 있다가 갑자기 용기를 내었다. 만지도 가는 길은 멀고도 멀었다. 대구에서 출발하여 2시간 반가량 달려 통영 영면항에 도착할 수 있다.

만지도행 여객선. 김정호 기자
만지도행 여객선. 김정호 기자

만지도로 들어가는 연안부두는 두 군데이다. 통영 달아항에서 가는 배편이 있고, 영면항에서 들어가는 배편도 있다. 그중에 배편이 더 잦은 영면항을 택하였다. 영면항에서 30분마다 한편씩 배가 뜬다. 승선비는 대인 1인당 12,000원이나, 노인은 경로 할인이 되어 10,000원이다. 2인 승선표를 끊고 대구 시니어매일 신문사 기자라고 신분을 밝히니 즉시 무임 승선으로 바꾸어 준다. 오랜만에 시니어매일 기자 신분으로 덕을 보았다.

아름다운 섬 만지도 안내판. 김정호 기자
아름다운 섬 만지도 안내판. 김정호 기자

영면항에서 만지도로 가는 배를 타고 출항하니 15분 만에 만지도에 도착한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다.

만지도 출렁다리. 김정호 기자
만지도 출렁다리. 김정호 기자

만지도와 연대도는 이웃하고 있어 두 섬 사이에 출렁다리를 설치하여 연결해 놓았다. 출렁다리의 길이는 약 90m이다. 그만큼 가까운 섬이다. 이 다리를 두고 만지도 사람들은 만지교라고 하고 연대도 주민들은 연대교라고 한단다. 그래서 연대도 들어가는 배 선장이 새로운 이름을 지었다는데 ‘가운데 다리’라고 했단다. 웃음이 묻어나는 해학이다.

연대도에서 본 남해안. 김정호 기자
연대도에서 바라본 남해안. 김정호 기자

만지도는 아름다운 섬이다. 해발 90m의 만지봉을 중심으로 길게 누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만자도에 도착하지마자 바로 출렁다리로 관광객들이 발길이 이어진다. 튼튼한 다리가 조금 움직일 뿐이다. 이어서 연대도에 발길이 닿는다. 연대도 풍광도 일품이다.

연대도 거대 소나무군. 김정호 기자
연대도 거대 소나무군. 김정호 기자

남해안 다도해 눈앞에 넓게 펼쳐지고 뒤로는 연대항이 자리 잡고 있다. 연대도 산길을 조금 오르니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지가 나타난다. 소나무 굵기가 어른 서너 사람이 팔을 벌려 잡아야 할 정도로 거대한 소나무 군상들이다.

특이한 소나무. 김정호 기자
특이한 소나무. 김정호 기자

그중에서도 특이한 노송이 한 그루 있다. 중심축이 되는 뿌리는 곧게 땅으로 뻗어 있고 다른 한 쪽은 밖으로 휘었다가 땅으로 향하고 있다.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아름다운 몽돌 해변이 저만치 펼쳐져 있다.

만지도 서장 오용환 씨. 김정호 기자
만지도 섬장 오용환 씨. 김정호 기자

다시 출렁다리를 지나 만지도로 돌아온다. 만지도에는 섬장 오용환 씨가 있다. 오 섬장이 만지도를 개발하고 뱃길을 열었다. 만지도에는 섬 주민이 사는 민가 대부분을 상가, 숙박시설로 개조해 놓았다. 관광객을 위한 편이 시설이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섬 특유의 목가적 풍경이 사라지고 말았다. 몇 채 남은 민가에는 만지도 섬장인 오 씨가 재치 있게 예쁜 문패를 만들어 달아주었다.

만지도 주민 문패. 김정호 기자
만지도 주민 문패. 김정호 기자

만지도 뒷산을 오르는 등산로가 있으나 이번 여행에서는 시간관계상 가보지 않기로 하였으며 나무로 조성한 길을 따라 해변 길을 걷는다.

만지도 해변 길. 김정호 기자
만지도 해변 길. 김정호 기자

육지로 나오는 배를 타고 나온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언제고 다시 가보고 싶은 아름다운 섬, 만지도와 연대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