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이라도 활짝 열고 보고 또 보자
창문이라도 활짝 열고 보고 또 보자
  • 박미정 기자
  • 승인 2020.03.0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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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오래 만나지 못한
친구가 집앞으로 찾아왔다
아파트 마당에 목련이 봉오리를 터트리고 있다 박미정 기자
아파트 마당에 목련이 봉오리를 터트리고 있다. 박미정 기자

아파트 마당에는 목련이 봉오리를 터트린다. 

오래 만나지 못한 친구가 퇴근길에 집앞에서 전화를 했다.  그녀는 차안에서 마스크를 끼고도 내리지 않는다. 내가 가까이 가려고 하면 손사래를 치며 마냥 바라보기만 한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친구야! 창문이라도 활짝 열고 보고 또 보자.'

잠시후, 친구가 시동을 건다. 그녀가 떠난 횅한 갓길에 마스크 몇 장이 덩그라니 놓여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안에 있는 손 세척제. 박미정 기자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부착되어 있는 손 세척제. 박미정 기자

동네 약국앞에는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다. 장보기가 두려워 생필품을 주문하는 주민도 늘고 있다. 아파트 복도에는 배달원이 놓고 간 택배물이 즐비하다. 가끔씩 노모의 간식을 문고리에 걸어 놓고 돌아서는 사람들이 마음을 짠하게 한다. 마당에 목련이 활짝 필 때면 고난의 지금도 지나가리니, 우리 그 때 얼싸안고 춤을 추자. 

배달원이 비대면으로 택배물을 아파트 복도에 두고 갔다. 박미정 기자
비대면으로 배달원이 아파트 복도에 두고 간 택배물. 박미정 기자